부활 제2주간 금요일
본문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요한 6,1-15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필립보에게 질문하셨듯,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물으신다.
세상 사람들의 굶주림, 수많은 외침에 담긴 아픔, 갈망, 분노, 실망, 억울함, 고뇌, 눈물 .....
이들을 어떻게 먹일 것인가? 어떤 말을, 어떤 대책을, 어떤 위로를 줄 것인가?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예수님의 공생활 기간에 벌어진 빵의 표징 이야기를 부활 시기에 다시 들려주는 의도는 무엇일까?
수난과 부활의 신비에 비춰 볼 때 살아생전 빵을 나눠주신 사건의 뜻이 드러나기 때문이리라.
예수님께서 주시는 빵은 당신 자신의 표징이었다.
예수님의 죽으심은 빵으로 우리에게 당신을 주신 사건이었다.
제자들은 주님의 부활을 체험한 후, 빵을 많게 하신 사건의 신비를 새롭게 깨닫는다.
우리가 살아갈 부활 신앙이란 우리도 예수님처럼 세상에 자신을 내어 주는 것임을 깨닫는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와서 당신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
사람들의 박수와 영광을 피해 혼자서 산으로 물러가시는 모습에서
골고타 산으로, 십자가 위로 오르시는 모습이 겹쳐진다.
먹어야 하는 빵의 문제를 먹히시는 빵이 되심으로 답하신 주님이 보인다.
그것이 성체성사에 담긴 부활의 신비라는 말씀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