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주간 월 - 이제는 너희가 믿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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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주간 월 - 이제는 너희가 믿느냐?
요한 16,29-33
"저희는 스승님께서 하느님에게서 나오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이제는 너희가 믿느냐?"
말씀의 배경은 죽음을 앞두고 예수께서 제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이다.
그 상황은 제자들이 대략 3년간 예수님과 함께 지낸 다음에 벌어졌다.
3년간 예수님을 따른 후, 예수님의 말씀을 이제 알아듣고 믿겠다고 고백한다.
신앙의 여정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음을 행간에서 읽는다.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
신앙의 여정에서 주님께 대한 믿음이 분명해진 듯한 바로 그때,
주님을 알 것 같은 순간, 주님을 버려두고 흩어질 때가 닥친다는 말씀이다.
그렇듯 신앙은 어둠을 통해서, 밤을 거쳐 가는 여정이라는 말씀 아닐까?
내가 믿었던 모든 것이 허무로 끝나, 믿음을 저버리고 흩어질 때,
어둠의 끝, 고난의 심연에서 진정한 믿음이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말씀으로 들린다.
"그러나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
눈에 보이던 사실들이 다 부질없는 허상으로 하나하나 흩어지고,
아버지와 함께 계신 주 예수 그리스도만 내 앞에 계실 때에 홀연히 새 세상이 열린다.
그제야 어두운 밤은 정화를 위한 은총의 시간이었음이 드러난다.
그때 생전에 일러주셨던 주님의 말씀이 가슴 깊이 울려올 것이다(reminiscence).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