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6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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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간 목요일
요한16,16-20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수수께끼 같은 말씀은 일차적으로 당신의 죽음 예고이고,
이차적으로 승천과 성령 감림을 암시하는 말씀으로 들린다.
그 전체 구조에서 부재(不在)를 통한 현존(現存)을 묵상하게 된다.
주님을 보지 못하게 된 것은 주님의 현존이 없어져서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주님의 승천 상황),
그런데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마음에 주님이 보일 때가 온다(성령 강림 상황).
눈에 보이지 않는 不在는 마음에 보이는 새로운 現存, 더 깊고 더 온전한 現存의 길이 된다.
그러기에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요한 16, 7)라고 말씀하신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주님의 不在는 이 점에서 기꺼이 받아들일 선물이다.
예수님의 부재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부재와 부당함과 한계도 선물일 수 있다.
비워진 허전함, 낮추인 초라함을 회피하지 않고 직점 마주할 때 새로운 현존 양식이 드러난다.
새로운 현존은 이전에 미쳐 몰랐던 해방감과 진정한 기쁨을 가져다준다.
그렇게 죽으심과 부활, 승천과 성령 강림은 주님의 사건일 뿐 아니라
우리 삶 안에서 재현되고 지속되는 창조 작업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