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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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4주간 수요일
요한 12,44-50
아버지께서 나에게 말씀하신 그대로 ...
"나를 믿는 사람은 나를 믿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보는 것이다."
예수님을 믿고 뵙는 것이 당신을 보내신 하느님을 믿고 뵙는 것이란 말씀은
예수님께서 당신을 보내신 분과 같은 분이라는 의미로써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라는 앞선 복음 말씀의 부연 설명으로 들린다.
아버지와 아들은 어떻게 하나가 될까?
"내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 친히 나에게 명령하셨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말은 아버지께서 나에게 말씀하신 그대로 하는 말이다."
예수님은 스스로 말하지 않고 아버지가 명하신 말씀을 전하셨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비우고 그 자리를 아버지로 채우셨다는 말씀으로 들린다.
자신을 비운 빈자리에 아버지가 충만하게 채워져서 당신과 아버지가 하나가 되신다.
그렇게 하나 됨으로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구원의 신비가 드러난다.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어둠을 없앨 방도는 빛을 비추는 길 하나뿐이다.
빛을 받아야 어둠이 사라진다.
빛을 향할 때 어둠으로 숨 막히던 곳이 빛으로 가득 찬다.
나를 비우고 주님을 향할 때 주님께서 내 안에 가득 차는 신비로 우리를 초대하신다.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고 또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계시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그리스도는 신성에 의해 아버지 안에 계시는 반면
인성에 의해 우리는 실제로 그리스도 안에 있고,
그리스도는 실제로 우리 안에 계십니다." (성 힐라리오, 삼위일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