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0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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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0주간 월요일
마태 5,1-12ㄴ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 슬퍼하는 사람들! ... 지금 우는 사람들!..."
마음이 가난하고 슬퍼하며 우는 이들은 불행해 보이는데, 행복하다고?
어떻게 이 역설적인 말씀을 알아들어야 할까?
행복선언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행복의 성격에 있다.
예수님이 선포하신 행복은 우리가 바라는 행복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행복이다.
우리가 바라는 행복이란 인생이 내 손에 달려있기에 내가 개척하고 쟁취하는 행복이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행복이란 내 인생이 내 것이 아니요 하느님 손에 놓인 것이기에
하느님께 의탁할 때 하느님께서 주시는 행복을 말한다.
말씀에서 역설적으로 제시된 참된 행복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예수님 자신이셨다.
행복선언은 계명 이전에 당신이 행복하신 이유를 밝혀주시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
그러기에 이 말씀은 "모든 이에게 전해진 말씀이 아니라
제자들, 곧 당신을 더욱 가까이 따르려는 이들에게 이르신 말씀으로써,
당신의 운명, 당신의 삶을 일러주신 말씀이다."(H.U. von Balthasar)
재물이나 명예 등 모든 것을 버리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만 섬기신 가난한 분이셨던 예수께서,
그 가난(kenosis)이 얼마나 복된 것인지 제자들에게 고백하신다.
행복선언은 그렇듯 예수님의 삶으로 드러난 사랑의 신비이자
주님을 따르는 이들을 통해 드러나게 될 신비다.
이러한 의미에서 단순히 가난하기 때문이라기보다
하느님께서 주인이시기에 다른 무엇도 찾지 않으므로 행복하다.
단순히 박해를 받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옳은 일을 위해 박해를 받기 때문에 행복하다.
"행복이란 필요한 한 가지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다.
삶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찾아내기만 하면 나머지 것들은 기꺼이 포기할 수 있다.
바로 이때 필요한 한 가지는 물론 다른 모든 것이 주어진다." (토마스 머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