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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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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5주일 가해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0-07-12 10:28   조회: 6,487회

본문

연중 제15주일 가해

좋은 땅에 떨어진 씨는 백 배, 육십 배, 삼십 배의 열매를 맺었다  

 

누구나 신앙생활을 하면서 결실을 맺길 원한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 '내가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기쁨과 평화보다는 의심과 불안이 큰데, 이러한 내 믿음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하고 자신의 신앙 상태에 의문이 들기도 한다. 오늘 복음은 이러한 우리에게 신앙의 결실에 관한 비유를 들려준다.

복음은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렸는데 어떤 것은 길가에 떨어지고, 어떤 것은 돌밭에, 어떤 것은 가시덤불에 떨어져서 아무 열매를 맺지 못하였지만, "좋은 땅에 떨어진 씨는 백 배, 육십 배, 삼십 배의 열매를 맺었다."라는 비유다. 이 비유를 씨앗이 좋은 땅에 떨어져야 좋은 결실을 맺는다는 의미로 알아들으면 곤란하다. 씨가 돌 밭이나 가시덤불에 떨어졌다면 결실은 없다. 신앙생활에서도 이미 씨가 돌밭같이 거친 마음에 떨어졌다면 지금부터 열심히 노력해도 결실을 맺을 수 없으므로 헛수고가 아닐까? 왜 씨를 비옥한 땅에만 뿌리시지 않고 길가나 돌 밭이나 가시덤불에도 뿌리실까?

 말씀을 제대로 알아들으려면 예수님 시대의 농사법 이해가 필요하다. 당시의 파종 방식은 지금의 우리 방식과는 달랐다. 지금 우리는 밭을 갈아서 땅을 고른 후에 씨를 뿌린다. 그러나 예수님 시대에 팔레스티나 지역에서는 이와 반대로 씨를 먼저 뿌리고, 그다음 밭을 갈고 풀과 돌을 골라내었다고 한다.  씨가 떨어지기 전 땅을 고르지 않고, 씨가 떨어진 다음 땅을 갈고 잘 가꿨다고 한다. 예수님의 비유는 하느님의 씨앗이 우리 모두에게 뿌려졌으니 우리 마음 밭을 잘 가꾸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좋은 결실을 위해 가물 때는 물을 대주고, 장마철에는 물을 빼주고, 척박한 땅에는 거름을 주며, 돌멩이와 가시덤불과 잡초를 제거하듯, 이미 씨앗이 뿌려진 마음을 가꾸라는 초대로 들린다. 

 마음 밭을 가꾸기 위해 첫 번째로 할 일이 무엇일까? 아무것도 심지 않은 땅에 물과 거름을 주며 가꾸는 농부는 없다. 비록 지금 보이지는 않더라도 땅에 어떤 중요한 씨앗이 담겨 있기에 정성스럽게 가꾼다. 마음 밭 가꾸기도 마찬가지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이미 우리 안에 하느님의 씨앗이 뿌려졌다는 사실에 대한 믿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이 마음 밭을 가꾸는 출발점이다.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셨고, 그래서 이미 은총의 씨앗을 뿌려 주셨다는 믿음 없이는 밭을 돌볼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하느님의 씨앗이 내 안에 담겨 있음을 굳게 믿을 때 가뭄이나 장마와 같은 신앙의 위기, 두려움과 실망과 의심이 들 때도 꿋꿋하게 밭을 돌본다. 그럴 때 우리의 신앙은 백 배, 육십 배, 삼십 배의 열매를 맺게 된다.

 이 비유는 예수께서 기쁜 소식을 선포하기 시작한 초기에 하신 말씀이라고 한다. 말씀 속에서 복음 선포를 시작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보인다. 아마도 주님의 마음은 씨 뿌리는 농부의 심정과 비슷하게 씨앗과 그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로 가득 찼을 것이다. 그처럼 씨앗 하나하나에 창조주 하느님의 생명이 담겨 있고, 씨 뿌리는 주님의 희망이 담겨있다.

 농부가 밭에 씨앗을 뿌렸듯 하느님께서는 이미 우리 안에 말씀의 씨앗을 심어 주셨다. 더 나아가, 주님의 은총은 우리 안에 뿌려진 씨앗이 결실을 맺게 하신다. 이를 두고 첫 독서 이사야는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주듯, 당신의 말씀도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당신의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라고 선포한다.

현실에서, 신앙인의 삶이 실망스럽거나 결실에 대한 의심이 들 때는 우리 안에는 하느님의 씨앗이 뿌려졌다는 믿음을 새로이 할 때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조물만이 아니라 성령을 첫 선물로 받은 우리 자신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를, 우리의 몸이 속량되기를 기다리며 속으로 탄식하고 있습니다."(제2독서)라는 바오로 사도의 권고에 따라 희망을 새로이 할 때다.

 내게 당신의 자녀가 되는 씨앗을 심어주신 하느님은 나의 부족함을 보고 쓸모없다고 버리시는 분이 아니라 부족함을 통해 꽃을 피우시는 분이시다. 예수님의 비유는 실망이나 의심과 피로로 마음 밭이 척박해질수록 하느님께서 내 마음에 씨앗을 뿌리셨음을 믿고, 인내와 희망으로 마음 밭을 가꾸라는 초대의 말씀으로 다가온다.

"좋은 땅에 떨어진 씨는 백 배, 육십 배, 삼십 배의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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