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회원가입  |   로그인  |   오시는 길
우리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이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오도록 노력한다.
(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말씀의 숲
영성의 향기 말씀의 향기 수도원 풍경 세상.교회의 풍경 기도자리
말씀의 향기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0-07-06 09:42   조회: 6,459회

본문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오늘은 한국의 첫 사제이자 순교자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순교를 기리는 날이다. 우리는 김대건 신부님을 포함하여 103위 성인들을 모시고 있고 2014년에는 교황께서 방한하시어 순교자 124위를 시복하셨다. 순교하신 분들은 주교, 사제, 신학생, 궁녀, 과부, 동정녀, 소년, 가장, 노인, 정부 관리, 양반, 백정 등 참으로 다양한 계층의 분들이다.

무엇이 이분들을 순교에 이르게 하였을까? H. U. Balthasar는 동서고금의 모든 순교자들의 공통점을 찾아 본 결과, "창조 목적에 부합하는 삶에의 진지함이 순교자들의 특성이다."라는 결론을 내린다. 모든 순교자들은 사람이 무엇을 위해 세상에 났는가 하는 창조목적을 알고 죽기까지 거기에 충실하셨다는 말씀이다.

사람이 충실하지 못할 때,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진정성이 없을 때 인간관계가 힘들어진다.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이 힘든 까닭은 해야 할 일들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진실하지 못한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에서 느끼는 실망감과 피곤함이 더 큰 이유다. 진정성이 없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버리는 사람은 제 한 몸 편할지 모르지만 결국 자신과 주변 사람들 모두를 무의미와 실망의 늪에 빠지게 한다.

김 대건 성인과 순교자들이 공통적으로 진지함, 즉 진정성을 지니신 분들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 진지함의 내용이다. 순교자들이 보이신 공통된 진지함은 "창조목적, 곧 하느님께서 나를 만드신 목적, 내가 세상을 살아갈 이유"에 대한 진지함이었다. 그 내용은 그분들이 신앙에 대해 맨 처음 배운 교리문답(1566년 반포된 로마 교리서) 1번에 담겨있다. "사람이 무엇을 위하여 세상에 났느뇨?", "천주를 알아 공경하고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세상에 났느니라."

왜 첫 번째에 이 문답이 위치하고 있는가? 삶에서 가장 중요한 첫째 가는 원칙이기 때문이다. 창조주 하느님을 찬미하는 데 도움이 되면 그만큼 열심히 하고 아니면 멀리할 때 삶의 질서가 잡히고, 그렇게 창조목적에 부합하는 삶이 반복될 우리는 비록 목숨은 바치지 못할지라도 순교자와 한 가지로 하느님을 증거하는 삶을 살게 된다. 김 대건 신부님의 편지 안에서 그분의 삶과 죽음을 관통한 원리와 기초가 바로 위의 교리서 1번 문답이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김 신부님은 옥중에서 죽음을 앞두고 편지로 이렇게 호소하신다: "천주께서 우리 사람을 당신 모상과 같이 내어 세상에 두신 창조주와 그 뜻을 생각할지어다."

같은 맥락에서 이냐시오 성인은 영신수련 23번 "원리와 기초"에서 "사람이 창조된 것은 우리 주 하느님을 찬미하고 경배하고 섬기며 또 이로써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함이다."라고 가르친다. 이 원리와 기초를 근간으로 여타의 선택을 할 때 창조 목적이 이루어진다. 즉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람을 위해서 만들어 주셨다. 그러니 하느님을 찬미하는 데 유익하면 그것을 사용하고, 하느님을 찬미하는 데 유익하지 않으면 버릴 것이다."

현대 사회는 가치 충돌의 사회라고 한다. 중요한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 가치들이 충돌하는 사회라는 이야기다. 이 상황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될지 혼동될 때의 식별 규범이 원리와 기초라고 할 수 있다. 굳이 목숨을 바쳐야 할 심각한 순교 상황이 아니더라도, 일상의 갈등 순간에 그 일이 무엇이든 그것이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데 도움이 되면 선뜻 행하고,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면 즉시 멈추라는 가르침이다.

2014년 우리나라를 방문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순교 신앙이 지닌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늘날 우리는 매우 자주 우리의 신앙이 세상에 의해 도전받음을 체험합니다. 우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방식으로, 우리의 신앙을 양보해 타협하고, 복음의 근원적 요구를 희석시키며, 시대정신에 순응하라는 요구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순교자들은 그리스도를 모든 것 위에 최우선으로 모시고, 그다음에 이 세상의 다른 온갖 것은 그리스도와 그분의 영원한 나라와 관련해서 보아야 함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줍니다. 순교자들은 우리 자신이 과연 무엇을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는지, 그런 것이 과연 있는지를 생각하도록 우리에게 도전해 옵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진지하게 답할 때, 즉 "우리가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르면서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여 믿는다면, 우리는 순교자들이 죽음에 이르도록 간직했던 그 숭고한 자유와 기쁨이 무엇인지 마침내 깨닫게 될 것입니다."라고 강조하셨다. 교황님의 말씀으로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자신이 과연 무엇을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는지? 그런 것이 과연 있는지?" 그 질문에 답변하도록 김 신부님은 마지막 편지에서 이렇게 호소하신다.

"온갖 세상일을 가만히 생각하면 가련하고 슬픈 일이 많다.

이 같은 험하고 가련한 세상에 한 번 나서 우리를 내신 임자를 알지 못하면 난 보람이 없지 않겠는가?" 

해뜨는 마을 l 영보자애원 l 영보 정신요양원 l 천안노인종합복지관
교황청 l 바티칸 뉴스 lCBCK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l 한국 천주교 주소록 l 수원교구
우. 13827 경기 과천시 문원청계길 56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56 MunwonCheonggyegill Gwachon-si Gyeonggi-do TEL : 02-502-3166   FAX : 02-502-8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