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3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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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3주간 화요일
호수에 큰 풍랑이 일어...
"호수에 큰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에 뒤덮이게 되었다."
풍랑 속의 배 한 척, 세상의 파도 앞에 자신이 얼마나 무기력한가를 느낄 때가 연상된다.
그런데 풍랑은 직역하면 "지진"으로써 성서에서 그 쓰임이 다양하다.
즉 하느님께서 나타나실 때의 징표(탈출 19,18; 1열왕 19,11; 욥 38,1) 이자,
예수님이 부활하실 때의 현상(마태 27, 51,54; 28,2,4) 이자,
종말의 특징(묵시 24,7)으로 "지진(풍랑)"이 언급된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
주님의 주무심, 하느님조차 침묵하시는 듯한 때, 빛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상황이 있다.
진리가 사라지고 정의가 침묵하는 듯, 절대적 가치마저 아무 소용 없어 보이는 역경이나 시련의 때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자들은 예수님을 깨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주님, 구해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풍랑처럼 흔들리는 내 마음 안에, 지진처럼 중심이 휘청거리는 상황에서도
이 혼돈을 몰라주시는 것 같은 두려움 속에서도 주님께서는 내내 함께 계신 분이셨다.
예수님의 질책은 풍랑의 두려움 속에서도 내 안에서 부활하시고 다시 오실 것을 믿으라는 초대로 들린다.
"믿자 - 우리가 믿음을 가진 유일한 사람일지라도!" (샤를르 드 푸고)
"풍랑"은 "하느님께서 나타나실 징표", "예수께서 부활하실 때의 징표", "종말의 특징"이었다.
더 이상 이 길을 가는 것이 불가능하게 보이는 역경과 절망적인 고난은
믿음을 새롭게 할 때 주님께서 부활하시고 다시 오시는 은총의 장소가 된다는 말씀으로 들린다.
풍랑이 없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풍랑 속에서 함께 계시는 주님을 찾는 믿음.
삶에 고통이 없기보다, 그 고통을 통해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믿음을 구하라는 초대로 말씀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