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1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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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1주간 목요일
깨어 있어라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성서가 쓰일 당시 종말 대림 상황에 비춰볼 때 깨어 기다리라는 말씀의 진정한 목적은
교우들에게 공포심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용기를 북돋우기 위함이다.
이 말씀은 역사의 끝장을 경고하기보다는 예수님 안의 완성을 기다리게 하며,
삶의 파국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라는 말씀이다.
"깨어 있으면서 도둑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도둑"이란 종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우리 자신을 훔쳐 가는 실재를 의미하고,
"주인"은 인간 존재의 근거가 되는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한다(이상 Lectio Divina vol.7, 151-152).
"깨어 있음"은 도둑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주인을 기다리게 한다.
기다리는 대상이 정말 좋으면, 사람은 기다리지 말라 해도 깨어서 그 대상을 기다린다.
기다릴 가치가 있는 분을 알지 못하거나, 체험하지 못하면 깨어서 기다리기 힘들다.
"어떻게 하는 종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
"만일 그가 못된 종이어서,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어지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
깨어있기 위한 첫 조건은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신원 의식 아닐까?
자신이 주인을 기다려야 하는 종이라는 사실을 의식할 때 깨어 있지만,
자신이 주인인 줄 알고 제 생각에 빠지면 깨어있지 못하게 된다.
마음속 자기 생각에 취하면 자기 자신을 잊어버린다.
자신을 주인으로 착각을 하면 주인이 그립지 않고, 기다리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