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2주간 수요일
본문
연중 제22주간 수 - 하느님만이 중요합니다.
" 도대체 아폴로가 무엇입니까? 바오로가 무엇입니까?
아폴로와 나는 주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정해 주신 대로, 여러분을 믿음으로 이끈 일꾼일 따름입니다." (독서)
편을 갈라 불화에 빠진 코린토 교회에 대한 바오로 사도의 질타가 생동감 있게 들리는 이유는
지금도 여전히 편갈라 패싸움하는 세상이고, 증오와 불화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갈라져 싸우는 분쟁의 결과는 열병 - 시몬의 장모(복음) 뿐 아니라 주변 어디든 만연한 열병을 본다.
"심는 이나 물을 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자라게 하시는 하느님만이 중요합니다."
시기와 증오로 인한 분열을 넘어서는 길을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만이 중요합니다."라고 제시한다.
사람과 사건, 조직과 활동의 뿌리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마주하지 못할 때
겉껍질에 드러난 느낌만 가지고 내 편, 네 편 싸우다가, 속에서 열불이 나는 열병에 걸린다.
열병의 결과로 병들고 마귀 들고 신음하는 현상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들을 고쳐 주셨다." (복음)
돈, 애증, 권력, 명예, 질투, 욕망... 등등으로 열병을 앓는 환자들.
예수께서는 이들을 단죄하지 않고, 격리나 차별도 하지 않으시고 다만 손을 얹어주신다.
열병을 받아 주시는 몸짓으로 보인다.
환자들, 열병을 앓는 이에게 근원적으로 필요한 것은 열병의 아픔을 받아주는 손길이 아닐까?
한 사람 한 사람의 열병을 받아 주시는 예수님의 손길이 느껴진다.
"신앙인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당신들의 존엄성을 아는 것이다."(S. Leone).
예수께서 얹어 주시는 손길에는 온 존재를 기울인 사랑이 담겨있다.
(배 아플 때 어루만져 주시던 "약손"인 엄마 손처럼)
당신의 목숨을 바쳐 사랑하시려는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존엄성이 그 손길에 있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
사람들이 자기들을 떠나지 말라고 붙들었지만,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떠나신다.
권위 있는 말씀과 하느님의 능력을 드러내어 성공하였는데 머무르시지 않고....
자신을 인정해 주고 편안히 받아주는 이들 가운데 머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느님, 당신의 아버지 뜻을 따라 당신은 떠나신다.
당신은 치유를 위한 존재도, 세상 질병의 구제자도 아니었다.
당신은 성공을 위한, 알아주고 인정하고 받아주는 편안함을 위한 존재가 아니었다.
당신에게는 하느님이, 당신의 아버지가 모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