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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이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오도록 노력한다.
(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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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1주일 나해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0-11-30 10:36   조회: 6,398회

본문


대림 제1주일 나해 - 깨어 있어라.

 
주님께서 오시기를 기다리는 대림절이 시작되었다. 2천 년 전 베들레헴 말구유에서 태어나셨던 주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 재림을 약속하시고 승천하셨기에,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는 시기다. 과거의 첫 번째 오심과 미래의 다시 오심 사이에 놓인 현재는 주님을 일상에서 기다리고 만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일상에서 어떻게 주님을 기다리고 언제 만날 수 있을까? 복음에서 예수님은 네 번씩이나 반복하여 깨어 있으라고 호소하신다. 깨어 있음은 통상적으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식하는 상태를 말한다. 어떻게 깨어 있을 것인가? 비유를 통해 예수님이 이르신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것은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의 경우와 같다. 그는 집을 떠나면서 ....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한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교부들은 이 말씀에서 각별히 "문지기"라는 상징어를 주목하였다. Evagrius Ponticus는 깨어있어야 할 이유를 우리가 문지기이기 때문이고, 깨어있을 방편 역시 문지기처럼 하면 된다고 풀이하였다. 문지기는 문을 지키는 사람이다. 문 앞에서 들어와서는 안 되는 것은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나가서는 안 되는 것은 나가지 못하게 붙잡으며, 주인을 영접하는 것이 문지기의 임무다. 깨어있음은 문지기처럼 마음에 들어오고 나가는 것들을 식별하는 상태다. 내 안에 드나드는 것이 해로운 것이면 막고, 유익한 것이면 받아들이는 가운데 주인을 맞이하는 문지기가 되라는 해석이다.

한 인디언 추장이 손자에게 인생을 살아갈 지혜를 가르쳤다. 그 추장은 인생을 자신의 내면에 일어나고 있는 '큰 싸움'에 비유하여 이렇게 일러 주었다. "얘야, 이 싸움은 나이나 지위를 막론하고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일어나고 있단다. 이 싸움은 두 늑대 간의 싸움이란다. 한 마리는 악한 늑대로서 그놈이 가진 것은 화, 질투, 슬픔, 후회, 탐욕, 거만, 자기 동정, 죄의식, 회한, 열등감, 거짓, 자만심, 우월감, 그리고 이기심이란다. 다른 한 마리는 좋은 늑대인데 그가 가진 것들은 기쁨, 평안, 사랑, 소망, 인내심, 평온함, 겸손, 친절, 동정심, 아량, 진실, 그리고 믿음이지." 손자가 추장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어떤 늑대가 이기나요?" 추장은 간단하게 답하였다. "내가 먹이를 주는 놈이 이기지."

착한 늑대, 즉 "기쁨, 평화, 사랑, 희망, 인내심, 평온함, 겸손, 친절, 동정심, 그리고 믿음"이 올라오면 얼른 문을 열어주고 정성스럽게 맞이하면 삶이 풍요롭고 행복해진다. 악한 늑대, 곧 "화, 질투, 슬픔, 두려움, 탐욕, 거짓, 자만심, 열등감, 우월감, 그리고 이기심"이 들어오면 우리를 물지 못하게 곧바로 문을 막고 돌려보내야 악한 늑대에게 물려 고통을 당하지 않게 된다. 문지기처럼 자신의 내면에 들락거리는 것을 지켜보다가 그것이 착한 늑대인지, 악한 늑대인지 식별하고 거기 맞게 대응하는 태도가 "깨어있음"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종교에서 깨달음을 얻는 수행의 방편으로 자신의 숨 - 들숨과 날숨을 살펴보라고 권한다. 날숨은 내게서 나가는 숨으로 내가 하는 말, 내 마음속 생각, 내가 하는 행동이다. 들숨은 나에게 들어오는 것들로 남의 말을 들을 때, 남의 행동을 볼 때, 남의 처지를 볼 때, 내가 받아들이는 태도다. 예수님이 당부하시는 "깨어있음"은 내 속에서 들락거리는 숨을 살펴, 내가 들어 쉬는 들숨과 내어 쉬는 날숨, 즉 남의 말이나 행동에 대한 나의 반응과 내 본성에서 올라오는 생각과  말과 행동을 살피는 모습이기도 하다. 내 안에서 나오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나, 타인에 대한 나의 반응이 감사와 이해로 기쁨과 사랑이면 기꺼이 내보내고, 원망이나 질투나 분노라면 나가지 못하도록 문을 닫으라는 말씀이다. 이를 의식하면 깨어있는 문지기가 된다.

내 안에서 올라오는 것과 삶 속에 부딪치는 모든 것은 이처럼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해 준다. 그것은 착한 늑대일 수도 있고, 악한 늑대일 수도 있다. 하느님께서는 내 삶에서 마주치는 사람과, 각각의 상황을 통해 내게 무엇인가 일러 주신다. 깨어 있지 못하면 그 일러주심을 깨닫지 못하고 그 상태에서 삶은 의미 없이 지나갈 뿐이다. 어떤 때는 악한 늑대에게 물려 고통과 분노 속에 절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깨어서 들어오고 나가는 마음을 살피고 착한 늑대를 맞아들이듯 마음을 열면, 의식 없이 살아갈 때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것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의 진실과 소통하게 되고, 삶의 향기와 고난을 공감하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사랑이 시작된다. 그때 일상 한가운데 사랑이신 주님께서 다가오시고, 우리는 그분을 맞이하게 된다.

그때 나쁜 늑대가 우글거리는 세상이 아무리 험악하여도 첫 독서의 이사야처럼 우리도 주님께 고백을 하게 된다: "주님, 당신은 저희 아버지십니다. 저희는 진흙, 당신은 저희를 빚으신 분, 저희는 모두 당신 손의 작품입니다." 그렇게 깨어 기다리는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미할 때 둘째 독서의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그분께서는 또한 여러분을 끝까지 굳세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흠잡을 데가 없게 해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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