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2주간 화

 -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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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고 나서 그 노력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일을 마친 다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으니 그런 기대를 하지 말라고 이르신다.

말씀의 참된 의도는 진정한 기쁨이 어디서 오는지 일러 주시려는 데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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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노력에 대해 남들의 좋은 평가를 바라는 사람은 늘 불만스럽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잘 알아주기를 바라기에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고 다닌다.

그 경우 성취의 기쁨은 사라지고 자신에게는 불평불만, 듣는 이에게는 짜증만 남는다.

주어진 일을 사랑의 당위가 아니라 권리 주장의 근거로 간주하는 한 악순환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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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쓸모없는 종"의 심정으로 대가를 바라지 않으면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선물로 다가온다.

삶 자체가 은총이기에 주어진 일을 권리 주장이 아니라 사랑의 당위로 받아들인다.

이런 이들에게 삶은 언제나 기쁘고 아름답고 놀라워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린다.

이때 하느님은 무정하거나 가혹한 주인이 아니라 언제나 놀라우신 주님이고 너그러우신 아버지시다.

우리 자신을 "쓸모없는 종"으로 여기라는 말씀은 우리가 덜 소중해서가 아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랑을 더 깊이 누리도록 준비하라는 말씀으로 들린다.

예상치 않은 기쁨, 언제나 놀라며 감사하는 기쁨, 모두가 선물임을 누리는 기쁨으로의 초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