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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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주간 토 -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믿음으로써, 아브라함은 .... 떠나라는 부르심을 받고 그대로 순종하였습니다.
그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떠난 것입니다." (독서)
"떠나라"라는 말씀은 언제나 현재형이다.
떠남은 안주한 상황을 버리는 희생이자 동시에 자유로운 존재의 기반이고 궁극적 만남의 첫걸음이다.
아침 잠자리에서의 떠남, 익숙한 습관에서의 떠남, 나 자신에서의 떠남,
최종적으로 이승 삶에서의 떠남이 그렇지 않은가?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복음)
이제까지의 사고방식과 습성에서 떠나지 못할 때, 새로운 세상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듯 제자들 눈에 보이는 예수님은 자신들의 고난과 무관하게 주무시는 분이셨다.
습성에서 떠나지 못했기에 한 배 안에 계신 예수님의 참 현존을 알아보지 못한다.
주님의 현존을 보지 못한 채 그저 현실이 원망스러운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겁이 나서, 두려워서 자신에게서 떠나지 못할 때 주님은 보이지 않는다.
"믿음으써" 떠난 아브라함처럼 신뢰로 자신을 넘어서야 주님이 보인다.
주님 말씀에서 믿음은 무엇일까? 내가 탄 배 안에 당신이 계시다는 믿음 아닐까?
내가 탄 배 - 내 부족한 실존, 갑갑한 교회, 한심한 사회 안에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믿고 받아들이라는 안타까운 호소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