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4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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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4주간 토 - 그들은 저마다 집으로 돌아갔다.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습니다."
예수님을 체포하러 간 군인들은 예수님을 만나서 말씀을 듣고 이렇게 증언한다.
군인들의 증언의 핵심은, 예수님이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할 수 없다는 의미다.
예수님은 사람 이상의 특별한 분, 신적 존재라는 뜻이 담긴 구절이다.
"최고 의회 의원들이나 바리사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그를 믿더냐?"
군인들과 달리 예수님의 체포를 명한 고위층은 예수님을 만나지 않았고 믿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두고 두 부류로 극명히 갈라진다.
예수님을 직접 만나서 말씀을 받아들인 열린 태도와
만남 없이 남의 말과 자기가 가진 지식과 자신이 소속된 틀에 갇힌 태도의 차이 아닐까?
'무덤과 집의 차이는 창문의 존재 여부'라던가?
자신이 속한 부류, 자신의 지위나 지식, 자신의 관념을 기준으로
세상 사람과 사건을 해석하는 경향은 지금도 여전해 보인다.
그런데 승복이 승이 아니듯, 소속이 진리를 드러내지는 못한다.
예수님과의 진정한 만남이 없다면 신앙생활은 취미생활, NGO, 혹은 동호회 모임이 된다.
"그들은 저마다 집으로 돌아갔다."
예수님을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람들은 결론 없이 숙제를 받아 집으로 돌아간다.
이 숙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소속이나 경험 등 미리 만들어놓은 조건에 따라 주님을 대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려면
휩쓸려 떠내려가게 하는 세상의 파도에서 한 발짝 벗어나야 한다.
새벽에 산에서 기도하시던 분처럼, 나무에 오르던 자케오처럼,
마음을 다해 주님을 만나고 자신을 마주하라는 초대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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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거기 있지 아니하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아니하고,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大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