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3주간 월요일
본문
부활 제3주간 월 -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에 비춰보아야 빵을 많게 하신 표징의 진정한 의미가 드러나지만,
십자가와 부활을 외면하고 빵만 찾으려는 시도, 신앙을 이득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시도는 언제나 있어왔다.
"많은 사람들이 현세적 혜택만을 얻기 위해 예수님을 찾는다." (성 아우구스티노)
그런 신앙은 썩어 없어질 신앙이다.
진정한 신앙,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은 무엇일까?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빵을 배불리 먹고 나서 군중이 던지는 이 물음, 물질적 이득을 본 후 예수님을 찾아온 사람들의 물음에는
인간의 힘으로 어떤 일을 행하면 하느님께서 대가를 주신다는 관습적 생각이 깔려있다(A. Vanhoye).
더 큰 이득을 남기기 위해 스스로의 노력으로 하느님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
자신이 주도권을 갖고 자신의 힘으로 노력하여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의도는 누구에게나 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하느님의 일은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다.
'하느님께 어떤 일을 행하여 보상을 받으려 하지 말고 하느님의 일을 하시는 예수님을 믿어라.'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하느님의 일이라는 말씀으로 들린다.
믿음은 자신을 버리고 예수님께 의탁하는 태도이자,
하느님께서 우리와 예수님의 관계를 주관하신다는 신뢰다.
이때의 믿음은 하느님께 다가가는 결단이고, 이 믿음으로 하느님의 일은 우리 안에서 완성된다.
이 믿음으로 썩지 않을 양식, 하느님께서 신비롭게도 우리를 양육하시는 양식(성체성사)을 받는다.
이 믿음이 "썩어 없어질 양식"을 찾는 태도를 버리고,"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찾는 신앙이다.
이처럼 믿음은 단순히 지적인 인식이나 동의를 넘어선 "충실성(fidelis, pistos)"을 의미한다.
이 믿음은 세상을 보는 관점(vision)의 변화로 이어져 예수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한다.
"믿음의 사람은 충실하신 하느님의 손길에 자신을 맡김으로써 힘을 얻습니다."(신앙의 기쁨 9항)
"인간은 하느님과 그분의 약속을 믿어서 충실하게 되고,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 약속하신 것을 인간에게 주심으로 충실하시다."(성 아우구스티노)
"신앙은 그저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보시듯이 그분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신앙의 기쁨 18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