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마티아 사도 축일
본문
성 마티아 사도 축일 -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주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지내시는 동안 줄곧 우리와 동행한 이들 가운데에서,
한 사람이, 우리와 함께 예수님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독서)
유다의 자살로 사도단에 결원이 발생하자 이를 보충하는 과정을 전하는 말씀이다.
사도는 "부활의 증인"이기 때문에 능력이나 건강, 인지도 등에 앞서 "동행"이 자격 조건이다.
그 선출 과정에서 으뜸인 베드로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고 회중들에게 결정권을 준다.
회중은 선발 절차에서 '주님이 뽑아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지 않고,
"주님께서 뽑으신 한 사람을 가리키시어, 사도직의 자리를 넘겨받게 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한다.
회중이 선택하기 이전에 이미 주님께서 선택하셨음을 암시한다.
"그러고 나서 제비를 뽑게 하다"라는 말씀에 드러나듯, 선출의 주도권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느님께 속한다.
사도들은 이 과정에서 선출 권한 행사자가 아니라 "표징에 의해 인도되는 도구"일뿐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의 사도행전 강론 요약)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복음)
예수께서 앞서 가신 복음 선포의 직무란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자기희생의 사랑이다.
이 직무를 권력으로 오해할 때, 사도직은 '닭 볏만 못한 중 벼슬'로 추락한다.
제자들이 받은 사도 직무의 출발점은 주님께서 나를 뽑으셨다는 사실이다.
'나를 뽑으신 분은 나를 위해 목숨을 내놓으셨다. 그분이 나를 당신의 친구라고 부르신다.'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 부르셨다는 사실을 증언하는 직무가 사도직이라는 말씀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