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9주간 수요일
본문
연중 제9주간 수 - 그분께서는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그들이 다시 살아나는 부활 때에 그 여자는 그들 가운데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후사를 이어주기 위해 죽은 남편의 형제와 혼인한다는 역연혼(수혼제, 신명 25, 5-10)은
혼인을 개인의 일이 아니라 가족 간의 결합으로 보았던 구약시대의 풍습이었다.
그 제도를 빌미로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는 주장을 합리화하려는 사두가이들이 상식 밖의 질문을 던진다.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예수님은 탈출기 3장 6절을 인용하여 사두가이들의 무지한 주장을 논박하신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 모두 하느님을 만난 선조들이다.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으로부터 약속의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그때부터 하느님의 이름과 함께 불린다.
하느님과 함께 이름이 불리는 이들, 하느님과 함께 있는 이들의 삶이 죽음으로 끝나버릴 수 없다.
하느님은 죽음 너머에도 계신 분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들에게 주신 하느님의 약속은 죽음을 넘어서도 반드시 이루어졌다.
그렇게 하느님 안에 죽음을 넘어선 삶(부활)이 있다는 것이 성경의 신앙임을 주님께서 일깨우신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죽음 이후까지 인간에게 충실하신 하느님을 믿으라는 예수님의 간곡한 호소를 듣는다.
그 신앙은 죽음 이후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께 대한 신앙 아닐까?
그래서 같은 내용을 전하는 루카복음은 예수님의 말씀에 이 구절을 추가하지 않았을까?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루카 20,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