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토마스 사도 축일
본문
성 토마스 사도 축일 -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토마스는 왜 주님의 부활을 믿지 못했을까?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라는 말씀에서 그 이유를 보게 된다.
왜 제자들과 함께 있지 않았을까?
토마스는 세상 일을 "내 눈으로 보고, 내 손으로 만져서" 확인하는 유형의 사람으로 보인다.
이 유형은 개인적인 노력으로 살 길을 찾고, 스스로 진리를 깨치려고 노력하는 유형이다.
그런데 "누구도 스스로에게 생명을 줄 수는 없듯이 스스로에게 신앙을 줄 수 없다.
신앙인은 다른 이로부터 전달받으며, 받은 신앙을 또 다른 이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166)
토마스가 제자단을 떠나 스스로 신앙을 찾으려던 결과가 주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는 불신이었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토마스가 고백한 "저의 주님"은 남의 말을 듣고 추상적으로 생각하던 막연한 주님이 아니라,
나를 아시고 내가 참으로 체험했기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주님이라는 신앙고백으로 들린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는 고백은 곧 자기 자신이든 다른 이든 인간이 주인이 아니고,
돈이나 건강이나 성공도 그의 주님이 아니라는 뜻 아닐까?
토마스처럼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만 자신의 주님이고 자신의 하느님으로 고백하는 이는
자신에게 죽고 예수님처럼 참된 생명으로 부활한다.
성체를 영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선언에 "아멘"이라고 응답하며 받아 모신다.
성체는 바로 토마스가 보고 만졌던 주님의 몸이라는 선언이다.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분을 모시는 그 순간,
우리도 토마스처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하는 고백의 재현으로 "아멘"이라고 응답한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예수님의 상처를 보지 않고도 그분의 고통과 부활을 믿는 이들이다.
이웃의 고통과 상처를 보며 거기서 보이지 않는 예수님의 고통과 상처를 느끼고,
더 나아가 부활을 믿는 이들이 "보지 않고도 믿는 이들" 아닐까?
고통을 당하면서도 부활의 희망을 가지고 주님을 신뢰하는 "보지 않고도 믿는 이들"은
주님께서 주시는 참 행복, 세상이 줄 수 없는 행복을 누린다는 말씀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