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6주간 금요일
본문
연중 제26주간 금 - 불행하여라, ...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사실 우리는 ... 주 우리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다른 신들을 섬기고 주 우리 하느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르며,
저마다 제 악한 마음에서 나오는 생각대로 살아왔습니다." (독서)
유배에서 돌아와 하느님 말씀을 듣지 않고, 우상 숭배를 하고, 악한 짓을 한 과거를 참회하는 고백이다.
이 모든 어긋남(구약에서 죄 chattaath, Hamartia는 '과녁을 벗어나다, 실패하다'에서 온 말)의
뿌리는 "저마다 제 생각대로 살아온"데 있었다.
저마다 제 생각대로 살면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고 회심을 거부하게 된다.
회심을 거부하면 말씀을 주신 하느님의 자비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것이 하느님의 창조 목적을 벗어난(과녁을 벗어난) 죄였다.
"너희 말을 듣는 이는 내 말을 듣는 사람이고,
너희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물리치는 사람이며,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 (복음)
"영성 생활에 있어서 가장 충격적이고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하느님의 용서를 받아들이는 일이다." (헨리 나웬)
그런데, 자신의 삶에 용서받을 것이 있겠나 하는 태도나, 용서받기에 자신은 부당하다는 생각은
겸손을 가장한 악마의 속임수로써 영성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큰 유혹이다.
그것이 악마적인 까닭은 주님을 "물리쳐", 하느님이 주시는 자비를 무력화시키고,
유혹인 이유는 새로운 존재로의 변화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주님의 엄격한 말씀은 용서를 거부하고 저마다 제 생각대로 살려는 자만심에 대한 개탄으로 들린다.
용서의 거부는 주님을 물리치는 일로 사랑의 거부이자 사람됨의 거부로써 스스로 저승으로 떨어지는 길이지만,
용서하심에 나를 맡김은 사랑을 받아들여 사람됨을 회복하며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길이라는 말씀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