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5주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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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5주간 수 -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예수님은 제자들을 파견하시기 전에 먼저 불러 모으신다.
제자 됨은 어떤 역할을 맡거나 과제를 수행하기 앞서
주님의 부르심을 듣고, 주님께 다가가서, 주님과 함께 지냄으로 시작됨을 행간에서 읽는다.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보내시며"
"보내다"라는 동사에서 특별한 사명을 지니고, 여기서 "사도(파견된 자)"라는 명사가 나온다.
유대교 전통에서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와 동등하다'라는 원칙이 있었다(주석성경 참조).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당신의 힘과 권한을 제자들에게 그대로 전해 주셨다.
제자들이 수행하는 일의 권한과 능력은 세상의 권한도 아니고 제자들 자신의 능력도 아니다.
주님께서 맡겨주신 권한이기에 맡겨주신 목적과 한도에서 사용해야 한다.
이점을 망각하면 주님을 잊어버리고, 권한을 주신 주님을 잊을 때 자신이 주님의 자리에 앉게 된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주님의 제자는 하느님의 능력이 드러나도록 인간적 수단을 포기하라는 말씀이다.
제자의 청빈은 안빈낙도의 자기만족도 아니고, 염세적 현실도피도 아니다.
기대려는 의지처를 미리 제거하여 주님께만 의지하기 위한 방편이 청빈이다.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에서 먼지를 털어 버려라."
발밑의 먼지를 터는 행위는 고대 근동에서 결별의 몸짓으로(사도 13, 51),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곳에서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겠다는 뜻이다(주석성경).
제자에게 머물고 떠남은 하느님 말씀이 드러나는 방편이다.
말씀에 열려 있는 사람, 맞아들이는 곳에서는 머무르며 기쁜 소식을 전하고,
사람들이 거부할 경우에는 실망하거나 분노하지 말고
그 상황을 그저 발에 묻은 먼지처럼 가볍게 생각하고 털어버리라는 초대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