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4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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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4주간 화 -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쇠, 진흙, 청동, 은, 금이 다 부서져서, 여름 타작마당의 겨처럼 되어 바람에 날려가 버리니,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독서)
"민족과 나라가 맞서 일어나며, 큰 지진, 기근과 전염병,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들이 일어날 것이다." (복음)
첫 독서의 바빌론 제국 파멸 예고와 복음의 예루살렘 파멸 예고는 두렵고 혼란스럽다.
그런데 독서와 복음 사이에 놓인 화답송은 "주님의 모든 업적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라는 찬미가.
파멸 예고를 들으며 하느님을 찬미하는 상황의 의미는 무엇일까?
"종말 예고는 근본적으로 세상과 개인의 삶에 끝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말씀이다."(H. u. von Balthasar).
실제로 바빌론 제국이나 예루살렘은 끝이 났다.
끝을 외면하고 자신이 영원할 줄 알고 생존에 집착하는 이에게 종말의 파멸 예고는 두렵기만 하다.
끝이 있음을 받아들이는 이는 세상을 순례자로 살며 만물 가운데 하느님을 찬미한다.
종말의 파멸 경고는 언젠가 끝날 일에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는 자유인으로의 초대 말씀으로 들린다.
"스승님, 그러면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그 끝이 언제일까?
주님께서는 명료한 답을 주시지 않는다.
종말은 우리 각자의 일, 스스로 책임 있게 맞이할 일임을 암시한다.
세상 끝에 관한 소문에 속지 말라는 말씀은
종말을 타인의 시간이 아니라 나의 지금으로 받아들이라는 말씀으로 들린다.
지금 여기 내 삶에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다면 전쟁터나 깊은 산속 피신처나 파멸의 때이고,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무른다면 지금 여기의 모든 사건은 하느님을 찬미하라는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