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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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주간 월 -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것보다,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내던져지는 편이 낫다."
"네 형제가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실제로 실천하기 힘들어 보이는 주님의 단편적 말씀은 공동체 생활에 관한 지침들이다.
주님을 따르는 공동체의 목표는 죄 없는 윤리 공동체가 아니라 믿음의 공동체 건설이다.
이를 위해 공동체를 이루는 구성원 간의 배려와 회개와 용서를 당부하신다.
내 눈에는 남들과 무관하게 나만 죄짓지 말고 거룩해지면 하느님 나라가 올 것 같지만,
하늘에 계신 아버지 눈에는 내가 보기에 보잘것없는 작은 이도 나처럼 귀하니 죄짓게 하지 말고,
내 눈에는 죄짓고 잘못하는 형제가 못나보여 지적하고 단죄하지만,
하늘에 계신 아버지 눈에는 더 불쌍하니 용서하고 도와주어야 할 자녀라는 말씀으로 들린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 이 돌무화과나무가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믿음은 하나지만 두 가지 종류의 믿음이 있습니다.
한 가지는 교리에 관계되는 믿음으로서 어떤 진리에 대한 영혼의 인식과 동의를 가리킵니다. ...
또 다른 종류의 믿음은 그리스도의 은혜로서 주어지는 믿음입니다.
성령께서 특별한 선물로 주시는 이 믿음은 교리와 관계되는 믿음뿐만 아니고
인간의 온갖 힘을 능가하는 힘을 지닌 믿음입니다.
산을 옮기는 이 믿음이 예수께서 말씀하신 "겨자씨 한 알 만한 믿음"입니다." (예루살렘의 성 치릴로)
믿음을 두고 마커스 보그는 좀 더 상세하게 네 가지 차원으로 풀이한다.
1) 동의로서의 신앙 - 신앙 교리에 대한 지성적 동의
2) 신뢰로서의 신앙 - 하느님을 철저하게 신뢰하기
3) 충실함으로써의 신앙 - 하느님께 충실한 삶
4) 보는 방식으로서의 신앙 - 모든 것을 바라보는 궁극적 관점(vision)
신경을 뜻하는 크레도(credo)는 "심장 cor"과 "바치다, 드리다 dare"의 합성어이다.
즉, 믿음은 "나는 하느님께 내 심장을 바칩니다."라는 뜻이다.
믿는다는 말은 진리의 말씀에 동의하고, 주님을 신뢰하며, 진리를 충실하게 실천하고,
궁극적으로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겠다는(vision) 삶의 태도이자,
그러한 믿음으로 내가 신뢰하는 주님께 심장을, 목숨을 바치겠다는 선언이다.
인생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면 믿음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일은 없을 것이다.
복음 말씀은 그러한 믿음이 공동체 생활의 최종 규범이라는 말씀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