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주간 수요일
본문
연중 제1주간 수 -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그러자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복음)
의학적으로 열이 난다는 것은 감염의 표지로 사람을 쇠약하게 하고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고 한다.
예수님은 열병을 앓는 인간의 "손을 잡아 일으키신다."
신적 권능을 지닌 하느님의 아들이 인간의 고통에 손을 내미신다.
참 하느님이 누구신지를 보여주시는 참 사람 예수님의 모습이다.
여기서 사용한 "일으키심(egeiro)"이란 동사는 예수님의 부활을 설명할 때도 사용되는 동사로
죽은 소녀의 소생, 오그라든 손의 치유, 중풍병자 치유, 소경 치유, 수난을 앞둔 결의(마르 14,42) 등에도 사용된다.
새로운 창조에 의한 인간 완성은 소박한 동작인 손을 내밀어 일으키심으로 비롯된다.
그러자 "열이 가신다".
열이 내린 것은 내면의 갈등을 일으키던 여러 요소들이 서로 화해한 모습이다.
인간을 일으키시는 손길은 우리 내면이 싸움을 멈추고 아름답게 어울려 서로 "시중을 들게" 하신다.
주님의 치유는 신비스러운 능력의 과시가 아닌 "손을 잡아 일으키시는" 사랑의 나눔이었다.
열이 많이 나는 세상에서 뒤숭숭한 마음, 방황과 혼동, 화가 난 기분, 갈 길이 보이지 않는 때는
내게 손을 내밀어 주시는 주님의 손길을 받아들일 때다.
진리와 마주하기 위해 말씀을 들을 때이자, 이제는 손이 아닌 살과 피를 내어 주시는 주님을 모실 때다.
그러면 내면의 소리들이 서로 싸우지 않고 아름답게 어울려서 하느님을 찬미하는 시중을 들게 된다.
(참조: A. 그륀, 예수께서 보여주신 사제직의 모습)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