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간 토요일
본문
연중 제5주간 토 - 저 군중이 가엾구나
"'이 백성이 ...나를 죽이고 유다 임금 르하브암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래서 임금은 궁리 끝에 금송아지 둘을 만들었다." (독서)
솔로몬의 신하였던 예로보암은 북쪽 열 지파를 모아 이스라엘 왕국을 세웠지만 걱정이 생겼다.
백성들이 축제 때마다 하느님을 경배하러 성전이 있는 남쪽 유다 왕국의 수도 예루살렘을 방문했다.
그런데 계속 순례를 가다가 이스라엘을 버리고 유다를 따르는 변절이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하였다.
그래서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가서 경배하는 대신 금송아지를 만들고 그 앞에서 경배하게 하였다.
구약 시대에 최악의 범죄로 간주되던 우상숭배는 이렇듯 사소한 두려움에서,
자신의 목소리만 듣고 거기에 따라서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는 인간의 꼼수에서 시작되었다.
"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복음)
주님 곁에 머무르는 사람들은 먹을 것, 잠잘 곳 등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버리고 말씀을 듣는다.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진리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을 보시면서
예수님은 사람들의 육체적인 배고픔과 영적인 갈망을 듣고 보셨으리라.
그리고 이렇게 배고픈 이들을 가엾이 보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전해주신다.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나 되었다."
미래의 두려움 앞에서 "자기"를 넘어서서 주님의 말씀을 듣는 군중과 군중의 소리를 들으시는 예수님을 본다.
예수님과 군중, 양 편의 마음을 헤아리시는 하느님의 자비로 생명이 넘쳐나는 일이 벌어진다.
빵의 기적은 이렇듯 인간을 측은히 여기시는 하느님 사랑의 현현이었다.
말씀을 신뢰하는 이들에게 측은히 여기시어 먹을 것을 주시되, 언제나 남게 주시는 분의 사랑이었다.
말씀을 묵상하다가 성모님이 다시 보인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두려움으로 의심하거나 묘책을 찾아 나서지 않으신 분,
자신의 계획을 버리고 말씀을 받아들이신 분은 늘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루카 1, 46-47)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