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 축제 금 - 와서 아침을 먹어라.
본문
부활 팔일 축제 금 - 와서 아침을 먹어라.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티베리아스(갈릴래아) 호숫가에서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는데 ..."
본문을 직역하면 "그때에"가 아닌 "그 뒤에"다.
예수님이 부활하시어 예루살렘에서 발현하신 이후의 상황이다.
예수님을 믿는 이들이 예루살렘을 떠나 각 지방에서 공동체를 형성한 뒤에 벌어진 상황을 암시한다.
"티베리아스" 역시 "갈릴래아"의 후대 이름으로 요한복음에만 쓰였다(요한 6,1; 6,23).
그곳은 베드로가 처음 주님을 만난 곳이자, 주님의 죽음에 실망하여 낙향한 일상의 현장이었고,
사도 시대와 그 이후 형성된 공동체가 불신과 회의를 겪던 곳이기도 하다.
"밤에는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다."
예수님이 함께 계시지 않을 때, 혹은 함께 계심을 믿지 못했을 때,
공동체나 개인이나 밤새워 애쓴 결과가 무엇이던가?
일에 지친 내 삶에서 주님 없이 남은 것이 무엇일까?
"아침이 될 무렵"
동틀 녘 새벽, 어둠의 끝자락, 밤샘 작업이 빈손으로 끝난 허망함의 극한에서
주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예수님께서 물가에 서 계셨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분이 예수님이신 줄을 알지 못하였다."
신앙을 갖게 된 후에도 예수님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 상황에서 제자들은 예수님을 기다리지 않았고, 알아보지도 못하는데,
봄기운처럼 주님께서 다가서신다.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다 큰 어른들인 사도들을 "얘들아" 하고 부르신다.
원문은 "어린 사람들아!"로서, 부활하신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기 이전의 미성숙한 상태를 의미한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주님을 만나기 위해 이제껏 해 온 일이 아닌 엉뚱한 일을 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늘 행하던 일을 이전의 방식이 아니라 말씀에 따라 새롭게 시작하여야 한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주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들었다."
사랑의 직관이 섬광처럼 주님의 현존을 파악하고 증언한다.
그 증언에 대한 믿음은 호수로 뛰어드는 가슴 벅찬 투신을 불러온다.
"그들이 뭍에 내려서 보니, 숯불이 있고 그 위에 물고기가 놓여 있고 빵도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와서 아침을 먹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생선구이와 빵처럼 일상적이고, 아침상을 준비한 마음처럼 따뜻한 주님 모습이 보인다.
성체성사가, 살과 피를 내주시는 사랑이 그렇게 재현(anamnesis) 된다.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