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3주간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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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3주간 토 -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대부분의 종교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단식, 금주, 철야 등등의 희생을 실천한다.
삶의 한 부분을 희생하며 자신의 신념을 외적으로 표현하는 신앙 형태로 보인다.
그런데 그러한 노력이 하느님과의 관계가 결여된 채 자기만족을 추구한다면
단식이든 철야든 희생이든 봉사든 실상은 하느님과 무관한 취미생활 아닐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단식을 요구하지 않으셨다.
실상 당신의 삶 전체가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잔치, 인간과 하느님이 하나 되는 혼인잔치였다.
그러기에 예수님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모든 종류의 단식을 뛰어넘는, "신랑과 함께 있는" 잔치 아니었을까?
신랑과의 관계가 관건이다.
희생과 보속에 우선하여 인격적 관계가 본질이다.
주님께서 안 계시다면 단식뿐 아니라 목숨을 바친들 무슨 소용인가?
"아무도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새 포도주인 복음을 헌 가죽 부대인 고정관념이나 선입관에 담지 말라는 의미로 들린다.
새 포도주인 예수님을 담을 새 부대는 어떤 부대일까?
"하느님의 은총에는 일정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느님이 섭리 앞에 인간의 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느님은 정말 자유스러운 분, 사람은 다만 단순히 그 자유를 수용할 뿐이다." (A. Vanhoye)
이기적 자아를 비워버리고 하느님으로 존재를 가득 채우는 태도,
예수께서 말씀하신 새 부대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그때 아모스의 예언이 이루어지리라.
"내가 그들을 저희 땅에 심어 주리니
그들은 내가 준 이 땅에서 다시는 뽑히지 않으리라." (독서)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