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1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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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1주간 금 - 네 눈이 맑으면 ...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보물을 땅에 쌓아두는 행동은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탐욕에서 나온다.
그런데 왜 사소한 것에 집착하며 땅에 보물을 쌓을까?
하늘을 보지 못하고 땅만 보기 때문 아닐까?
어떻게 땅의 집착에서 벗어나 하늘을 볼 수 있을까?
"눈은 몸의 등불이다.
그러므로 네 눈이 맑으면 온몸도 환하고,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몸도 어두울 것이다."
눈에 무엇인가 씌워지면 진실을 볼 수 없고 더 나아가 자신의 모습도 잃어버린다.
어두운 색안경을 낀 상태에서 보는 세상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탐욕으로 일그러진 거울은 일그러진 내 얼굴을 비출 수밖에 없다.
본래의 내 모습을 찾으려면 투사로 얼룩지고 탐욕으로 일그러진 거울을 버려야 한다.
눈을 성하게 하라는 말씀은 일그러진 투사에서, 집착에서 벗어나라는 초대 말씀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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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마태 5, 3).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해석에 따르면) 이 말씀에서 "마음의 가난"은 "의도가 없는 것"을 말합니다.
의도가 없는 것은 하느님은 물론 사람들과 교류할 때에도 전제조건이 됩니다.
의도가 없어야 만남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내게 무언가를 원한다면, 나는 지극히 제한된 방식으로만 그를 만나게 됩니다.
이런 만남에서는 변화가 일어날 수 없습니다.
단지 일로 만나는 관계일 뿐이죠.
그런 관계는 인격적 만남의 신비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안셀름 그륀, 탐욕, 72-73쪽)
가난한 마음, 의도가 없는 마음이 탐욕에서 벗어난 마음일 것이다.
의도가 없는 가난한 마음이 성한 눈, 맑은 눈을 가져온다.
성한 눈, 맑은 눈으로 세상 재물을 보고 하느님을 만나기를 청하며. . .
[출처]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