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8주간 금요일
본문
연중 제18주간 금 -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자신을 버린다."라는 말씀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
이 말은 자존감을 없애는 단순한 자기 부정이나 자학, 혹은 자기 폄하를 뜻하지 않는다.
"자신을 버리다'"의 그리스어 원문 "aparneisthai"는 "아니오라고 말하다, 거절하다"라는 뜻이다.
예수님이 수난을 예고하시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한 직후에 이어진 문맥을 참조하면,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본능을 거부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인간의 불안에 찬 자기보존 본능은 자신을 위해 하느님까지 이용하도록 우리를 이끈다(Drewermann).
자신을 버리라는 예수님 말씀은 이 본능에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저항하라는 말씀이다.
자신을 위해 하느님을 소유하고, 항상 잘 되기 위해 하느님을 이용하고 싶은 영혼의 자기중심적 성향에
"No!"를 외칠 때 자기중심적 에고(Ego)와 거리가 생기고 그때 하느님이 보인다.
그러기에 자신을 버리라는 말씀은 자기부정의 자학적인 요구가 아니라,
자신을 떠나 자기를 만드신 하느님과의 합일로 초대하는 기쁜 소식으로 들린다.
"예수께서는 하느님과 실재를 자기 자신을 위해 소유하려 하지 않고
하느님을 하느님이시도록 놔두면서,
실재를 있는 그대로 보는 영성으로
당신의 제자들을 인도하고자 하신다." (A. 그륀)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