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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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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1주일 다해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2-08-22 09:54   조회: 3,781회

본문


연중 제21주일 다해 -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모든 종교의 주요 관심사는 "구원"이고, 종교인들의 관심은 "누가 구원받을까?"라고 할 수 있다. 묵시록을 오해한 어떤 종교는 구원받을 사람의 숫자가 정해졌는데 자기들 종파에 속해야 구원받는다고 주장한다. 과연 구원받을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제자들도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라고 예수님께 질문한다.  

예수님은 동문서답하듯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라고 말씀하신다. 구원받을 사람의 숫자에 대한 질문에 구원을 위한 태도를 답하신다. 구원받고 싶으면 쓸데없이 숫자에 현혹되지 말고, 다만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을 다하라는 말씀이다. 여기서 "구원받을 사람"을 물어보는 동사의 시제는 미래형으로써 앞날을 염려하는 질문이었다. 이에 반해 예수님이 "힘써라"라고 답하신 동사의 시제는 현재형이다. 구원에 대해 미리 걱정하기보다, 지금 여기서 힘을 쓰라는 말씀이다.

우리를 구원에 이르게 하는 좁은 문이란 무엇일까? 좁은 문이란 통과하기 힘들고 불편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포기하는 문일 게다. 자신의 이익을 쫓아, 쉽고 편하게 살려는 것이 사람의 본성인 바, 그것이 누구나 찾는 넓은 문이다. 이에 반해 좁은 문이란 자신이 불편해도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도 그 속에 하느님의 계획이 있으려니 믿고 희망을 가지고 묵묵히 사랑하는 삶이다. 마더 테레사에게 기자들이 물었다. "캘커타에서만도 매일 수천 명씩 죽어 가는데 단 몇 명 돌보는 일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마더 테레사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큰일을 할 능력이 없습니다. 큰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할 뿐입니다." 테레사 수녀가 말한 길, 거창한 큰일이 아니라 작은 일이라도 큰 사랑으로 실행하는 길이 좁은 문으로 가는 길이다.

왜 좁은 문으로 가야 할까? 어떤 곤충학자가  나비가 유충에서 나비로 변화되는 것을 관찰하였다.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데 그 구멍이 바늘구멍만큼 작았기 때문에 무척 힘들어 보였다. 그래서 가위로 구멍을 넓혀주었다. 그랬더니 나오기는 잘 나왔는데 문제는 날지 못했다. 그 이유를 알아보니 본래 나비는 작은 구멍으로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날개 주변에 근육이 붙어 힘을 얻는데, 구멍을 넓혀 힘든 과정을 없애주니 날개가 힘을 얻지 못해서 날지 못했다고 한다.

나비가 좁은 구멍을 어렵게 통과하며 날개에 힘을 얻듯, 우리가 사랑과 희생의 어렵고 좁은 문을 거칠 때 하늘나라로 향할 힘을 얻기에 주님께서 좁은 문으로 가라고 이르신다. 하느님이 우리의 아버지라고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 삶에는 가난이나 질병 혹은 여러 가지 시련이 이어진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왜 자식 같은 인간이 고통을 받게 하실까? 어쩌면 좁아서 힘들고 고통스러워 보이는 그 고난을 통과하면서 우리가 구원에 들어갈 힘을 얻기 때문 아닐까? 자신을 버리는 희생 없이, 자신의 십자가를 지는 고통 없이 그저 자기 좋은 것, 편한 것, 쉬운 것만 찾으며 갈 수 있는 구원의 길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바라면서도 자기희생은 외면한다.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쉽고 편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다들 편하게 살자고 말한다. 신앙생활도 편안하게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좁은 문을 외면하고 큰 문을 지나 넓은 길을 간다. 어떤 사람은 좁은 문을 막 들어섰다가 도중하차한다. 또 좁은 문 앞까지 와서 기웃거리다 편한 길로 발길을 돌린다. 그러나 생명을 얻는 넓은 문은 없다. 생명을 얻는 문은 오직 좁은 문이라고 주님께서 일러주신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좁은 문은 고개를 숙여야 통과한다. 자기주장만 내세우던 뻣뻣한 고개를 깊이 숙이고 겸손하게 남의 입장을 받아들여야 좁은 문을 통과한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려면 버려야 한다. 잔뜩 움켜쥔 인생의 짐과 욕망과 분노와 상처를 내려놓고 주님 앞에서 작아질 때 좁은 문을 통과할 수 있다. 좁은 문, 험한 길을 가려면 또한 가벼워야 한다. 과거의 미련이나 복잡한 미래 구상으로 어깨가 짓눌리는 무거운 짐을 끌고서 가다가 지쳐 주저앉기에, 모든 짐을 주님 앞에 내려놓고 훌훌 빈손의 자유로 가는 길이 좁은 문으로 가는 길이다.

쉽지 않은 길, 편하지 않은 좁은 문 앞에서 머뭇거리는 이들에게 예수님은 집주인이 일어나 문을 닫아버린 후에는 아무리 졸라도 안에 들어갈 수 없다고 이르신다. 머뭇거리지 말라고, 결단의 절박성을 강조하시는 말씀이다. 또한 첫째가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다고 이르시면서 세상에서 큰 문을 통해 잘나가는 사람이 하느님 앞에서는 꼴찌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신다. 같은 맥락에서 주님은 문이 닫힌 후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하고 애원해 보지만 "너희가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라는 말씀을 들을 것이라는 경고를하신다. 구원은 누구에게도 보장되어 있지 않다. 사랑과 희생과 봉사 등 신앙의 실천 없이, 단순히 신자라는 사실, 오래 성당에 다닌 것 등의 기득권은 하느님 나라에서 통하지 않기에 매일 좁은 문을 향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씀이다.

편안하게 쉽게 신앙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내가 좁은 문에서 멀어지는구나 하고 정신을 차리자.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이 좁고 힘들고 고통스럽다면 이게 바로 구원으로 향하는 좁은 문이려니 하고 주님께 의탁하자.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를 훈육하시고, 아들로 인정하시는 모든 이를 채찍질하신다."라는 말씀을 기억하자. "그러므로 맥 풀린 손과 힘 빠진 무릎을 바로 세워, 바른길을 달려가십시오. 그리하여 절름거리는 다리가 접질리지 않고 오히려 낫게 하십시오."(제2독서)


[출처] 말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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