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팔일 축제 제7일
본문
성탄 팔일 축제 제7일 -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성탄 낮 미사에 들었던 요한복음의 로고스 찬가를 한 해 마지막 날 다시 듣는다.
복음사가 요한은 노인이 될수록 자신의 온 생애를 뒤바꾼 예수님과의 만남을 회상했으리라.
주님을 만나 체험한 말씀과 사건을 회상하며 구원의 역사를 성찰하였고,
그 성찰은 예수님의 신원에 관한 성찰로 이어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태초의 창조 순간까지 다다르며 구원의 신비를 체험했으리라.
그렇게 드러난 강생의 신비를 말씀(로고스)이 사람이 되신 찬가로 우리에게 전한다.
사람이 자신의 뿌리를 알 때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그렇게 확인한 자신의 정체성은 삶의 현재와 미래를 이끈다.
요한은 태초까지 맞닿아 있는 말씀의 현존에서 예수님과 우주와 인간의 뿌리를 확인한다.
한 해의 마지막 날 지닐 마음가짐이리라.
그렇게 확인한 우주와 자신 그리고 예수님은 누구이셨던가?
태초부터 말씀이 현존하셨고, 그 말씀이 세상을 창조하셨고, 우리의 생명이자 빛이었다.
생명이자 빛이신 말씀이 우리에게 오신 사건이 예수님의 강생이었다.
그래서 한 해 마지막 날, 복음 말씀은 이렇게 우리 심정을 대변하여 고백한다: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모든 인간을 비추는 빛으로 세상에 오신 예수께서 바로 금년 한 해 나의 빛이셨다.
지난 시간 하루하루 내 앞길을 밝혀주는 빛의 은총을 받았다.
빛으로 당신 자신을 주시고, 용기와 신뢰로 당신 자신을 주시고, 사랑으로 당신 자신을 주시고,
무엇보다도 성체 성사를 통해 당신 생명을 희생 제물로 내어 주셨음을 기억한다.
이로써 예수께서는 우리가 아버지와 친교를 나누어 일치하는 기쁨을 누리게 하셨다.
진실로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금년 한 해 주께서 베푸신 은총은 다음 해의 더 큰 은총의 준비이기에
감사와 희망으로 찬미의 노래를 드리는 한 해의 끝날이다.
"하늘은 기뻐하고 땅은 즐거워하여라." (화답송)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