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1월 6일) -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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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1월 6일) -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에서 들려온 말씀이었다.
세례로 그리스도와 합체된 이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씀이다.
이 말씀은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조건 없이 받아주셨다는 뜻이다.
세상에서는 흔히 특정한 조건을 채울 때만 사람들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오늘, 하늘에서 들려온 말씀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선언은
"난 네가 무슨 공을 쌓았기에, 말을 잘 들어서, 공부를 잘해서, 착한 일을 해서 널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너는 내 자식이기에 네가 지금 어떤 처지에 있든 그저 반갑고 사랑스럽기만 하다"라는 뜻이다.
이렇게 조건 없이 받아들여지는 체험은 인간이 고통의 바다에서 살아남는 생존에만 머무르지 않고
참으로 하느님 자녀로 당당히 살 수 있는 전제가 된다(A. 그륀).
사람들은 누구나 사랑받기를 원한다.
세상 속에서 영적인 삶을 살기 위해 먼저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우리가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헨리 나웬).
세례를 통해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선택하셨고 받아 주셨다.
이제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인정받기 위해서 허덕이며 무슨 조건을 채워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하느님이 내 아버지 이심을 믿음으로 넉넉하다.
우리가 삶의 무게에 짓눌려 고통과 피곤함에 빠졌을 때, 무의미나 공허로 가득 찬 어두운 골짜기를 지날 때,
하느님이 주신 사랑을 더럽혀 한없이 두렵고 자신으로부터도 멀어질 때,
폴 틸리히는 그 순간 이렇게 고백하라고 가르친다:
"그대는 받아들여졌다.
그대보다 더욱 위대하고 그대가 알지 못하는 이름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지금 그 이름을 묻지 말라. 아마도 이후에 그것을 알게 되니라.
미래에 대해 아무 근심도 하지 마라.
그저 단순히 그대가 받아들여졌다는 것을 받아들여라."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