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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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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2주일 가해 -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3-03-06 09:15   조회: 3,003회

본문

 
사순 제2주일 가해 -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사순 둘째 주일 복음은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변모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전한다. 예수님 얼굴이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눈부시게 변하신 사건은, 수난을 받으며 고통으로 일그러진 모습이 끝이 아니라 부활하여 영광스럽게 변화하실 것을 미리 보여주시는 의미심장한 사건이다. 일그러진 세상의 현실이 변화될 희망의 실마리를 말씀에서 찾아보자.

먼저, 변모의 현장에 예수님과 함께 등장하는 모세와 엘리야를 주목하자. 이들은 하느님을 직접 만난 구약의 인물들이다. 그런데 그 만남은 공통적으로 고난과 좌절을 겪는 가운데서 이루어졌다. 모세는 민족들을 위하다가 좌절하여 도망친 광야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엘리야는 하느님 말씀을 전하다가 박해자들을 피해 숨었던 동굴에서 하느님을 뵙는다. 오늘 예수님과 동행한 제자인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 역시 스승의 수난 예고에 당황하고 혼란스러운 가운데 예수님의 변모를 체험한다. 삶이 고달파서 도망치거나, 세상 일에 좌절하여 동굴에 숨고 싶다면 그때가 하느님을 만날 때임을 암시한다.

그렇게 만난 하느님의 모습은 어떠할까? 모세에게 불타는 떨기나무 한가운데로, 엘리야에게 부드러운 바람 속에 나타나신 하느님께서 오늘은 예수님을 통해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신다. 얼굴이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눈부시게 변한 예수님이 하느님을 드러낸다. 세상살이가 힘든가? 참혹한 현실에서 수난당하시는 예수님을 보고, 그분이 바로 영광스러운 하느님임을 기억하자. 우리의 절망을 넘어서게 하실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해 나타나신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드러내실 때마다 무엇인가를 주셨었다. 모세에게 율법을 주셨고, 엘리야에게 예언자의 사명을 주신 바 있다. 예수님의 변모를 통해 드러나신 하느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시는가?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라는 말씀을 주신다.  율법과 예언서가 주님의 말씀으로 완성되고, 이전의 계시가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었음을 상징하는 말씀으로 들린다. "예수님은 당신의 현존으로써 예언자들의 진리를 확인하시고 당신 은총으로 하느님의 계명을 지킬 수 있게 하심으로써, 당신 안에서 예언자들의 상징적 약속과 율법 규정의 목적들이 성취되었습니다."(성 대 레오)

예수님의 변모는 수난에서 보게 될 예수님의 참혹한 모습에 절망하지 말라는 위로이자, 우리가 겪는 고통에 좌절하지 말고  예수님처럼 변화되리라는 희망으로의 초대다. 예수님의 변모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신성을 보여주기 위한 과시가 아니고, 베드로의 말처럼 초막집을 짓고 감동 속에 머물라는 사건도 아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그렇게 변화되라는 초대이다. 그리스도교는 이런저런 규정을 잘 지키고 예물을 잘 바쳐서 하느님을 감동시켜 하느님을 변화시키는 종교가 아니라, 주님의 말씀에 따라 우리가 변하는 종교이다. 그리스도교는 본질적으로 변화의 종교로써 미움에서 사랑으로, 복수에서 용서로, 탐욕에서 나눔으로, 죽음에서 영원한 삶으로 변화되기를 추구한다.

진정한 변화는 자기 자신에서 시작된다.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의 지하 묘지의 한 비석에 이런 글이 적혀 있다고 한다: "나 자신 내가 젊고 자유로워서 상상력에 한계가 없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내 시야를 약간 좁혀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마지막 시도로, 나와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누운 자리에서 나는 문득 깨달았다. 만일 내가 나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을. 그리고 누가 아는가, 세상까지도 변화되었을지!"

자기 자신이 변해야 세상이 달라지는 길이 열린다. 그리고 그 변화는 편안히 안주하고 있는 지금의 모습에서 떠날 때 시작된다. 첫 독서에서 들은 대로 아브라함은 일흔다섯의 나이에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라는 말씀을 듣고 말씀대로 떠난다. 그때 하느님께서 설계하시는 새로운 삶으로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어디로 떠날 것인가? 예수님과 함께 제자들은 산에 오른다. 성경에서 높은 산은 거룩함의 상징이자 하느님께 가까이 가려는 열망의 표현이었다. 주님을 뵈려는 열망이 주님을 만나도록 우리를 이끈다. 그 열망으로 오른 산에서 제자들은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라는 말씀을 듣는다.

이 말씀에 변화의 열쇠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서는 들을 것이 너무 많다. 하루 종일 소음 속에서 허덕인다. 그 상태에서 예수님의 말씀은 그냥 소음 속에 파묻힌다. 시끄럽고 분주한 일상을 떠나 조용하고 높은 곳을 찾아가자. 제자들처럼 예수님과 함께 머물자. 아침에 눈을 뜨며,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예수님과 함께 있으려고 애쓸 때 예수님은 당신 모습을 일터에서, 이웃들 가운데서 드러내 보이시고, 우리에게 당신 말씀을 들려주실 것이다.

말씀이신 예수님 앞에 침묵으로 준비하고, 말씀을 되새겨 듣고, 또 이웃의 어려움 속에서 예수님의 목소리를 들을 때,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폐지하시고, 복음으로 생명과 불멸을 환히 보여 주셨습니다."(2독서)라는 말씀이 실현된다. 산에서 그리스도의 얼굴 위에 찬란히 빛나던 그 빛이 이제 그분의 복음을 통하여 우리 앞에 비쳐올 것이다. 그렇게 우리 역시 예수님처럼 변모될 것이다.


[출처]말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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