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7주간 수 -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본문
부활 제7주간 수 -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이제 나는 하느님과 그분 은총의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 (독서)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 교우들과 작별하며
"하느님과 그분 은총의 말씀"에 모두를 맡기는 위탁으로 작별 인사를 마무리한다.
"말씀"은 바오로와 그가 사랑한 사람들이 영속적으로 하나가 되는 바탕이었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의 말씀이 진리입니다." (복음)
제자들과의 작별을 앞두고 예수님이 드리는 간절한 기도의 핵심도
진리인 아버지의 "말씀"으로 제자들을 거룩하게 해 달라는 청원이다.
"말씀"은 아버지와 아들을 하나로 묶고, 예수님과 제자들을 하나로 묶는 바탕이다.
"말씀"을 매개로 하여 이별은 헤어짐이 아닌 새로운 차원의 유대로 건너감(pasqua)이 된다.
예수님과 바오로의 고별사는 이처럼 이별을 자신과 제자들의 관계로만 간주하지 않고
하느님 안에서 이별을 바라보며, 말씀을 바탕으로 자신과 제자들의 관계를 설정한다.
세상을 떠나시기 전 기도하시는 예수님처럼, 인간의 시각이 아니라 하느님의 섭리 속에서 볼 때
이별은 단절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주셨던 사명을 제자들을 통해 지속하는 파견(missio)이 된다.
예수님의 긴 기도에는 "아버지, 이들(제자들)을..." 형식이 반복된다.
예수님과 아버지의 관계에 제자인 우리를 초대하여 모두 하나가 되기를 간청하시는 기도다.
예수님과 아버지가 하나이듯 우리가 하느님과 하나가 되고, 우리 서로가 하나가 되길 기도하신다.
그 기도는 우리를 예수님의 자리로, 예수님의 품위로,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 올리시는 기도로 들린다.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