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9주간 화 -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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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9주간 화 -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합니까, 합당하지 않습니까?"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다 보여 다오."
예수님 당시에 유다 땅에는 세 종류의 화폐가 통용되었다,
로마의 제국화폐, 로마의 속주인 그리스의 속주화폐, 유다에서만 통용되는 지역화폐 가 그것이었다.
복음에 등장하는 데나리온은 로마의 제국화폐로 은 3.85그램의 동전이었다.
로마 동전에는 대개 주조 당시의 통치자(황제) 형상과 이름이 새겨졌다.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이 예수님에게 로마의 제국화폐를 보여주며 질문하는 상황은
질문을 던진 이들이 로마제국의 정치질서 아래 놓여있음을 입증한다.
만일 그들이 로마 제국의 통치를 진심으로 거부한다면 제국화폐인 데나리온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이로써 납세에 관한 질문이 순수하지 못하고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계략임이 드러난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예수님의 답변은 황제가 하느님과 동격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함을 드러내는 말씀이다.
세상에 하느님의 것이 아닌 사물이 어디 있나? 모두가 하느님의 것 아닌가?
그런데 세상에 실재하는 정치나 경제나 사회는 동전의 형상에 새겨진 대로 그 존재를 인정하라.
그 실체를 인정하기는 하지만 세상의 형상이 결코 최종적인 우리 삶의 근원은 아니다.
만일 세상 일이 삶의 근본이 될 때는 그 몰락과 함께 우리도 몰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 삶의 현실은 그냥 인정해 주고, 그러나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사안은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 어떤 경우든 하느님께 삶의 뿌리를 두라고 이르시는 말씀으로 들린다.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