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2주간 월 - 남을 심판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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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2주간 월 - 남을 심판하지 마라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말씀은 좋지만 실천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말씀이다.
빵집에서 빵을 훔친 행위는 절도 죄이지만, 굶어 죽는 자식을 살리기 위한 사랑이 그 속에 있고,
교통신호를 위반한 것이 범법행위일지라도, 응급환자를 살리기 위한 노력일지 모르는데,
그 죄를 탓하기 앞서 우리는 죄지은 인간에 대하여 심판부터 한다.
왜 그렇게 우리는 인간을 판단할까? 어떻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까?
"우리가 타인을 판단하거나, 심판하거나, 단죄하는 현실의 감옥에서 해방되는 길은
우리의 정체성이 어디에 기반을 두고 있는지에 달려있다.
만일 정체성의 기반을 자신이 성취한 힘이나 남들이 인정하는 평가에 두고 있다면
남을 판단하고 남으로부터 판단 받는 사슬에서 해방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체성의 기반을 하느님의 사랑에 둘 때 심판의 사슬이 끊기고 두려움이 없어진다.
하느님 사랑을 체험한 이는 남에 대한 판단에 앞서 연민의 눈을 지니기에
타인으로부터 판단 받는 두려움에서 해방되는 동시에
타인을 심판해야 하는 압박감에서도 풀려나게 된다.
결국 남을 판단하지 않는 이는 남으로부터도 판단 받지 않는다는 진리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처럼 함께 연결되어 있다." (J.H. Nouwen, Vivere nello spirito)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무엇을 말하든 지금 내 입에서 나오는 것은 전부 나의 투사다.
내 눈에 보이는 나무도, 풀도, 책상도 전부 나 자신의 투사. 즉 자기 눈에 비친 것.
우리의 문제는 거울을 유리라고 착각하는 것.
어디로 눈을 돌리든 무엇을 보든 결국 보이는 것은 나(내 눈이라는 거울에 비친 것)인데,
자신이 유리처럼 투명한 눈으로 세상을 본다고 믿는 것이 문제다."(고혜경, 나의 꿈 사용법)
내 눈에 비친 타인이 나의 투사임을 깨닫는 것이 내 눈 속의 들보를 빼는 첫걸음 아닐까?
타인이나 세상을 나의 투사를 통해 보는 데서 하느님 사랑으로 보는 전환,
정체성의 기준과 보는 방식의 전환, 나에게서 하느님으로의 전환을 이르시는 말씀으로 들린다.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