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1주간 목 -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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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1주간 목 -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우리가 구하기도 전에 하느님께서 이미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다 아신다면,
굳이 간곡히 구하는 기도를 드릴 필요가 있을까?
"이미 우리 자신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다 알고 계신 이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과
우리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어떤 부탁을 하는 것은 비교할 수 없이 다르다.
나를 아는 분과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할 때,
거기서 서로를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오가며 상호 존경과 상호 증여의 소통이 일어난다.
그것이 말씀의 의미이자 청원 기도의 뜻이다." (성 예로니모).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여기서 하느님이 우리 기도로 말미암아 거룩해지시기를 청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분의 이름이 우리 안에서 거룩히 빛나시기를 청한다.
거룩하게 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신데 누가 하느님을 거룩하게 할 수 있나?
세례로 거룩하게 된 우리는 발 딛기 시작한 하느님의 거룩함에 항구하기를 간절히 청한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는 하느님의 다스리심인데, 그 하느님의 나라가 오기를 청한다.
그런데 하느님이 다스리지 아니하시는 때가 있었나?
하느님의 나라는 그리스도 자신이다.
우리는 이 기도로 그분께서 우리 가운데 매일매일 신속히 오시기를 갈망한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이 말씀은 하느님이 당신이 원하시는 바를 이루시기를 기도한다는 뜻이 아니고
우리가 그분이 원하시는 바를 이룰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한다는 뜻이다.
누가 하느님이 원하시는 바를 이루지 못하게 막을 수 있는가?
그분의 뜻이 우리 안에 이루어지는 것은 하느님 의지의 업적이다.
어떤 사람도 자기 힘만으로는 넉넉하지 못하고
하느님의 도우심과 보호하심과 인자와 자비를 힘입어 그것을 이룰 수 있다.
( 성 치쁘리아노, 주님의 기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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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기도는 복음의 모든 가르침의 수렴점입니다.
그 모든 청원에는 수많은 고찰할 점들이 있습니다.
그 하나하나에 수많은 신약과 구약의 본문들을 연결할 수 있고,
복음의 메시지 전체를 구성하는 핵심적 차원들을 거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기도는 주님께서 친히 요약하신 영성 생활 전체의 핵심입니다.
그것을 아무리 깊이 묵상해도 충분치 않을 것입니다."(M. Ledrus, 복음적 기도인 주님의 기도, 마르티니, 쉼에서 재인용)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