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7주간 월 - 겨자씨와 누룩
본문
연중 제17주간 월 - 겨자씨와 누룩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하늘 나라의 비유 말씀을 해석하며, 교부들은 겨자씨를 믿음으로 보았고,
겨자씨가 자라난 큰 나무를 영적 인간으로 보았다고 한다.
아주 작은 믿음이라도 큰 나무로 자라 새들이 거기에 깃들이듯,
하늘을 향해 열려있고 다른 이들은 그 그늘에 모여 쉬게 하는 믿음의 사람이 있다
지성을 갖추고 영성이 깊고 활동력이 넘치며 영적 의식이 뛰어난, 큰 나무 같은 사람이 그 사람이다.
이들의 믿음은 타인을 위한 그늘이 되라는 선물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라나기 위해 먼저 씨앗은 땅에 떨어져 죽어야 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요한 12, 24)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밀가루를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 먼지처럼 없어지는 인생의 상징으로 보았고,
누룩은 우리 안에 있는 육신과 감각과 이성 등 모든 것에 스며드는 사랑으로 보았다.
밀가루처럼, 먼지처럼 빠져나가 사라지는 인생에 사랑이 스며들면 부풀어 오른다.
그렇게 부풀어 올라 빵이 된 다음 타인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 먹힌다.
내 삶을 타인을 위한 양식으로 변화시키는 누룩과 같은 사랑이 하늘 나라라는 말씀으로 들린다.
밀가루처럼, 먼지처럼 흩어지는 삶에 사랑이 들어와 빵으로 거듭나는 삶,
겨자씨처럼 땅에 떨어져 죽어서 다른 이가 의지할 큰 나무가 되는 삶,
그 삶이 바로 예수님의 삶 아니었던가?
빵으로 오시어 십자나무에서 당신을 내어주신 주님.
예수님 자신이 하느님 나라였다는 울림이 전해진다.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