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 너는 그들 앞에서 떨지 마라.
본문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 너는 그들 앞에서 떨지 마라.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복음)
허세 부리는 왕과 허영에 찬 여인과 치기 어린 소녀의 무모함이 뒤섞인 악의 연대에 참수 당하는 요한.
요한 세례자의 참수는 악의 세력에 정의와 진리가 허물어진 듯 보인다.
참으로 당혹스러운 이 장면에서 인간 내면과 세상의 현실을 만난다.
헤로데와 헤로디아와 그의 딸, 그리고 요한은 일상에서 볼 수 있고, 내 속에도 웅크리고 있지 않나?
세상은 터무니없는 일로 사람들을 좌절시키고, 나 역시 그렇게 사람들을 대하지는 않았나?
"너는 그들 앞에서 떨지 마라. ... 내가 너를 구하려고 너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 (독서)
세상 일이 터무니없고 그 앞에 무기력한 자신이 두려워질 때 다른 곳을 보라는 초대로 들린다.
환멸을 이기지 못하고 허망함에만 머문다면 아직 진정한 신앙의 눈을 뜨지 못한 것 아닐까?
환멸과 허망함, 어처구니없음은 현실에서 진정으로 눈을 뜨고 보아야 할 신비로의 초대일지 모른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신비, 말씀이 육이 되신 사건이 눈을 들어 바라볼 신비.
그 낮아짐의 신비는 참으로 터무니없는 십자가상의 죽음에서 절정에 이른다.
그렇게 보면 요한의 죽음은 예수님의 삶과 죽음을, 파스카 신비를 미리 보여주고,
요한과 예수님의 삶 이후에도 이어질 예언자의 운명을 예고하며, 그 길로 초대하는 말씀으로 들린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태 5, 10: 복음 환호송)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