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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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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가해 -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3-08-07 10:17   조회: 2,724회

본문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가해 -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시고 그 현장인 예루살렘으로 가시던 도중에 그  모습이 변하셨음을 전한다. 예수님의 죽음에 앞서 하느님이 당신 아드님의 신비로운 영광을 미리 보여주시고, 예수님이 누구인지 일러주시며, 그분의 가르침을 잘 들으라는 말씀을 주신다. 이 사건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에서 당하실 수난과 죽음의 의미를 밝혀주는 사건이다. 예수님이 누구인지 궁금한 이들에게, 예수님을 따르려는 이들에게 빛과 희망을 주시는 장면이다.

거룩한 변모를 앞두고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셨다."고 복음이 시작된다. 성경에서 산은 거룩함의 상징이자 하느님께 가까이 가려는 열망을 표현한다. 예수님을 따르는 참된 제자가 되려면 주님과 함께 산으로 가야 한다. 여기서 산은 지리적인 의미의 산이 아니라, 고요한 가운데 "마음을 드높이(Sursum Corda)"(성찬 기도) 하라는 초대, 마음의 눈을 땅에서 하늘로 들어올리라는 초대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고 복음은 이어진다. 성경 전승에서 얼굴이 해처럼 빛나고 옷이 빛처럼 하얘진 사건은 하느님의 드러나심(계시)을 일러준다. "우리의 마음속에 당신의 빛을 비추어주셔서 그리스도의 얼굴에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을 깨달을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2코린 4,6)라고 바오로는 일러준다. 이전에 모세에게는 시나이산에서 천둥 속에서, 엘리야에게는 호렙산에서 부드러운 바람 속에 하느님이 드러나셨었다. 그 하느님이 오늘 천둥이나 바람이 아니라 예수님을 통해 당신을 드러내신다.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같은 장면을 전하는 루카 복음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9,31)라고 부연한다. 모세와 엘리야는 오래전 죽은 인물들인데 어떻게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눌까? 구약성경은 엘리야와(2열왕 2,11) 에녹(창세 5,24)이 죽지 않고 승천하였다고 전한다. 모세는 모압땅에서 죽었는데 "오늘날까지 아무도 그가 묻힌 곳을 알지 못한다."(신명 34, 6) 유다교 구전 전승에 의하면  모세가 승천하였기 때문에 무덤을 아무도 모른다고 전한다(주석성경 참고). 주님의 변모 현장에서 하늘에 올랐던 모세와 엘리야가 예수님이 이루실 새 계약의 "두 증인"(묵시 11,3-6 참고)으로 등장한 것이다. 두 사람 모두 큰 어려움 가운데서 하느님을 직접 만난 구약의 인물들이다. 모세는 종살이하던 이집트에서부터 이스라엘을 해방시키며 시나이산에서, 엘리야는 박해자들을 피해 도망쳐서 좌절한 채 숨었던 호렙산에서 하느님을 뵈었다. 큰 어려움을 겪으며 하느님을 뵙고 하늘에 오른 그들은 예수님이 겪으실 고난과 죽음을 산에서 이야기한다.

그때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고 한다. “구름”은 하느님께서 나타나셨다는 표지이다. 시나이산(탈출 19,16; 24,15-16)에서도, 만남의 천막 위(탈출 40,34.35)에서도, 성전 위(1열왕 8,10-12)에서도 하느님은 구름 속에 나타나셨다. 예수님의 변모 때 구름 속에 들려온 말씀이 하느님의 말씀임을 암시한다.  한편, 제1독서에 다니엘서(7,13)에는 메시아가 구름을 타고 온다고 예언한다. 예수님이 메시아, 즉 그리스도임을 일러준다. 주님의 부활의 전망에서 변모 사건이 의미를 갖는다.

하느님은 당신을 드러내시며 동시에 무엇인가를 주신다. 모세에게는 율법을, 엘리야에게는 정의와 공정을 드러낼 예언자의 사명을 주셨다. 예수님의 변모를 통해 당신을 드러내신 하느님은 이제 무엇을 주실까? "그의 말을 들어라."라는 말씀을 주신다. 이제 새 계약의 시대에는 예수님의 말씀을 바탕으로 살아가라는 초대다. 예수님 안에 하느님께서 계시기에 그 말씀을 들으면 우리도 하느님의 아들, 딸로 변모되리라는 선언이다. 그러기에 사도 요한은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1요한 3, 2)라고 전한다.

구름 속에서 들려온 "그의 말을 들어라."라는 말씀은 예수님의 변모의 목적을 일러준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도 변하라는 초대다. 그리스도 신앙은 우리가 잘 빌어서 하느님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듣고 우리가 변하는 신앙이다. 주님의 변모는 그냥 보여주기 위한 과시가 아니다. 변모의 현장에 집을 짓고 머물며 구경만 하는 감동거리도 아니다. 주님처럼 변화되라는 초대다. 성경을 통해, 내 삶과 이웃의 삶을 통해 예수님의 목소리를 들을 때, 우리 역시 예수님처럼 변모될 것이다.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하고 명령하셨다."라고 복음은 마무리된다. 산을 내려가 가실 길을 가시는 모습이다. 그 길은 수난과 죽음의 길이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변모의 참된 의미를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 이후 깨닫는다. 그러기에 그때까지 함구하라고 명하신다.

우리 역시 일상에서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마태 16,24) 주님을 따를 때, 죽음과 부활이 우리에게 일어나고, 하느님이 사랑하는 자녀, 하느님 마음에 드는 자녀로의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당신의 참모습을 알게 해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주님을 따라 산에서 내려와 다시 세상 속으로 들어가자. 죽음을 통하여 모두를 살리신 주님의 말씀을 듣고 따를 때 비록 우리의 겉모습은 초라해도 우리의 참모습은 환하게 변화될 것이다.


[출처] 말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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