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5주간 월 -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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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5주간 월 -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
"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
등경 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
오늘 복음 말씀은 별다른 설명 없이 주님의 단편적 말씀을 모아놓은 부분이다.
앞뒤 설명 없이 짧은 경구를 모아 놓은 말씀을 이해하는 열쇠는 그 맥락에 있다.
오늘 말씀은 "씨 뿌리는 이의 비유"에 이어지는 맥락임을 유념할 때 그 의미가 잘 드러난다.
즉 "말씀"이라는 "씨앗"의 관점에서 전체적인 이해가 가능하다(A. Vanhoye).
말씀을 듣는 행위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말씀을 잘 들은 이와 그렇지 않은 이의 차이를 표면적으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좋은 땅"처럼 열린 마음으로 말씀을 받아들이는 이들은 어려운 상황(어둠)에 놓일 때에,
성령께서 그들 안에서 빛으로 말씀을 비춰 주시기에 성령의 빛을 받은 말씀은 "등불"이다.
그 등불인 말씀을 잘 비추이는 등경 위, 즉 삶의 지침으로 삼아 어둠을 밝히라는 권고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나기 마련이다."
말씀은 개인이 처분하는 소유물이 아닌 하느님의 현존이다.
말씀과의 진정한 만남에 개인적인 숨김이나, 겉꾸밈이나, 과장은 장애물이다.
있는 그대로의 내 삶을 말씀 앞에 드러낼 때 말씀은 그 모든 것을 비추신다.
말씀의 빛을 받으면 감추고 싶었던 것까지 모두 훤하게 제 모습을 되찾는다.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정의와 공평에 어긋나는 듯한 위 구절 역시 "말씀"에 관한 이야기다.
말씀을 통해 드러나시는 주님과의 만남은 고갈되지 않는 샘으로,
만남이 깊어질수록 더욱 풍요로워지는 생명의 샘이다.
말씀을 받아들이는 이는 말씀의 은총을 더 받을 것이고, 거부할 때는 기존의 은총마저 사라진다.
말씀은 나눌 때에, 즉 삶으로 선포할 때 더 받게 되고,
나누지 않고 움켜쥐려 한다면 가지고 있던 은총마저 사라진다.
말씀은 그 본성이 선포되어야 할 기쁜 소식이므로, 묶어 둘 수 없는 실재다.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