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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이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오도록 노력한다.
(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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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1주일 나해 - 깨어 있어라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3-12-04 09:13   조회: 2,408회

본문


대림 제1주일 나해 - 깨어 있어라

 



 주님께서 오시기를 기다리는 대림절이 시작되었다. 2천 년 전 베들레헴 말구유에서 태어나셨던 주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 재림을 약속하시고 승천하셨기에,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는 시기가 대림절이다. 과거의 첫 번째 오심과 미래의 다시 오심 사이에 놓인 현재는 주님을 일상에서 기다리고 만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일상에서 어떻게 주님을 기다리고 언제 만날 수 있을까? 복음에서 예수님은 네 번씩이나 반복하여 깨어 있으라고 호소하신다. 깨어 있음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식하는 상태를 말한다. 어떻게 깨어 있을 것인가? 비유를 통해 예수님이 이르신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것은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의 경우와 같다. 그는 집을 떠나면서 ....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한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교부들은 이 말씀에서 각별히 "문지기"라는 상징어를 주목하였다. 교부 Evagrius Ponticus는 깨어 있어야 할 이유를 우리가 문지기이기 때문이고, 깨어 있을 방편 역시 문지기처럼 하면 된다고 풀이하였다. 문지기는 문을 지키는 사람이다. 문 앞에서 들어와서는 안 되는 것은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나가서는 안 되는 것은 나가지 못하게 붙잡으며, 집주인이 오면 반갑게 맞이하는 일이 문지기의 임무다. 깨어 있음은 문지기처럼 마음에 들어오고 나가는 것들을 식별하는 상태를 말한다. 내 안에 드나드는 것이 해로운 것이면 드나들지 못하게 막고, 유익한 것이면 드나들도록 하는 가운데 주인을 맞이하는 문지기가 되라는 해석이다.

한 인디언 추장이 손자에게 인생을 살아갈 지혜를 가르쳤다. 그 추장은 인생을 자신의 내면에 일어나고 있는 '큰 싸움'에 비유하여 일러주었다. "얘야, 이 싸움은 나이나 지위를 막론하고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일어나지. 이 싸움은 두 늑대 간의 싸움이란다. 한 마리는 악한 늑대로서 그놈은 화, 질투, 슬픔, 후회, 탐욕, 거만, 자기 동정, 죄의식, 회한, 열등감, 거짓, 자만심, 우월감, 이기심을 초래한다. 다른 한 마리는 좋은 늑대로 기쁨, 평안, 사랑, 소망, 인내심, 평온함, 겸손, 친절, 동정심, 아량, 진실, 믿음을 가져오지."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어떤 늑대가 이기나요?" 추장은 간단하게 답하였다. "내가 먹이를 주는 놈이 이기지."

착한 늑대, 즉 "기쁨, 평화, 사랑, 희망, 인내심, 평온함, 겸손, 친절, 동정심, 그리고 믿음"에게 얼른 문을 열어 받아들이면 삶이 풍요롭고 행복해진다. 악한 늑대, 곧 "화, 질투, 슬픔, 두려움, 탐욕, 거짓, 자만심, 열등감, 우월감, 그리고 이기심"이 나타나면 곧바로 문을 막고 돌려보내야 그놈에게 물려 고통을 당하지 않게 된다. 문지기처럼 자신의 내면에 들락거리는 것을 지켜보며 그것이 착한 늑대인지, 악한 늑대인지 식별하고 거기 맞게 대응하는 태도가 "깨어 있음"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종교에서 깨달음을 얻는 수행의 방편으로 자신의 숨, 즉 들숨과 날숨을 살펴보라고 권한다. 들숨은 나에게 들어오는 것들로 남의 말이나 행동, 혹은 사건을 내가 받아들이는 태도다. 날숨은 내게서 나가는 숨으로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다. "깨어 있어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내가 들어 쉬는 들숨과 내어 쉬는 날숨을 문지기처럼 살피라는 당부 말씀이다. 내게 들어오는 들숨인 남의 말이나 행동, 혹은 벌어지는 사건이 나를 화나게 하거나 질투, 슬픔, 두려움을 가져오면 받아들이지 말고 즉시 놓아 보내고, 사랑과 희망과 믿음을 불러오면 기쁘게 받아들이라는 말씀이다. 또한 내 안에서 나오는 날숨인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 타인에 대한 나의 반응이 원망이나 질투나 분노라면 나가지 못하도록 즉시 내버리고, 이와 달리 타인에 대한 나의 반응이 이해와 감사, 사랑과 신뢰라면 기꺼이 전해주라는 말씀이다. 이렇게 들숨과 날숨을 의식하는 것이 착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로 깨어 있는 문지기가 된다.

들숨과 날숨을 의식하지 않으면, 문지기가 없는 것처럼, 마음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거나 행동하게 되어 원망이나 질투나 분노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타인이 내게 하는 말이나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 없이 받아들여 이해나 감사보다는 슬픔, 두려움, 자만심, 열등감, 우월감에 빠지게 된다. 그것이 바로 악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는 태도로, 결국 그 악한 늑대에게 잡아먹힌다.

내 안에서 올라오는 것과 삶 속에 부딪치는 모든 것은 이처럼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해 준다. 하느님께서는 내 삶에서 마주치는 사람과, 각각의 상황을 통해 내게 무엇인가 일러주신다. 깨어 있지 못하면 그 일러주심을 깨닫지 못하고, 생각나는 대로 말하다가 악한 늑대에게 물려 고통과 분노 속에 절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깨어 있는 문지기처럼 들어오고 나가는 마음을 살피다가 착한 늑대에게 마음을 열면, 의식 없이 살아갈 때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것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의 진실과 소통하고, 삶의 향기와 고난을 공감하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사랑이 시작된다. 그때 일상 한가운데 사랑이신 주님께서 다가오시고, 우리는 그분을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그때 나쁜 늑대가 우글거리는 것처럼 세상이 아무리 험악하여도, 주님께서 우리를 지켜주신다. 그래서 첫 독서의 이사야처럼 우리도 주님께 고백을 하게 된다: "주님, 당신은 저희 아버지십니다. 저희는 진흙, 당신은 저희를 빚으신 분, 저희는 모두 당신 손의 작품입니다." 그렇게 깨어 기다리는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미할 때 둘째 독서의 바오로 사도 말씀이 이루어진다. "그분께서는 또한 여러분을 끝까지 굳세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흠잡을 데가 없게 해 주실 것입니다."

 

[출처] 대림 제1주일 나해 - 깨어 있어라|작성자 말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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