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주간 수 - 손을 뻗어라.
본문
연중 제2주간 수 - 손을 뻗어라.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전사였지만, 너는 아직도 소년이 아니냐?"(독서)
필리스티아의 용맹한 전사 골리앗을 마주한 이스라엘,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판단할 때 누구도 이 위기에 희망을 가지거나 용기를 낼 수 없었다.
어찌할 것인가? 패배를 시인할 것인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하느님의 처분만 기다릴까?
골리앗에게 기가 죽어 절망하던 사울 왕 앞에 소년 다윗이 나선다.
"막대기와 매끄러운 돌멩이 다섯 개, 무릿매 끈 "
이 초라한 장비를 준비하는 다윗의 마음에는 하느님께 대한 온전한 신뢰가 감춰 있었다.
한 편으로는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직시하며, 다른 편으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준비를 다 했다.
어려운 현실은 무책임하게 주저앉을 일도, 준비가 안되었다고 손 놓고 마냥 기다릴 일도 아니다.
할 수 있는 준비를 다 하고 온전한 신뢰로 다시 시작할 때 칼이나 창이 아닌 하느님이 구원하신다.
다윗은 "전쟁은 주님께 달린 것"이란 믿음으로 희망의 삶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주님께서는 칼이나 창 따위로 구원하시지 않는다. ... 전쟁은 주님께 달린 것이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발하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복음)
현실의 어려움 앞에 오그라든 손, 오그라든 마음, 오그라든 세상의 오그라든 사람들 ...
손을 펴서 제 모습을 되찾음은 하느님이 주신 본래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되찾는 것이다.
예수님을 통한 치유를 고발하려는 이들이야말로 인격 전체가 오그라든 사람들이 아닐까?
예수님은 "노기를 띠시고 그들을 둘러보셨다....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마음이 완고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다윗처럼 신뢰와 희망으로 하느님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지 않고
사울처럼 눈에 보이는 현실만 고려하며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고,
자신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상대방을 바꾸려는 자기중심적 경향이 아닐까?
"예수께서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손을 뻗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
법리 논쟁이 아니라 자비 가득한 말씀이 오그라든 손을 성하게 한다.
자기중심적 분석과 합리화와 고발과 단죄가 아닌 주님과의 만남이 오그라든 마음을 펴게 한다.
내 입장을 내려놓고 손을 뻗으라는 주님의 말씀을 들을 때
삶이 "다시 성하게" 되리라는 기쁜 소식을 듣는다.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