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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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
머리에 재를 받으면서 듣는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라는 권고가 유래하는 말
씀이다.
아담과 하와가 금지된 나무 열매를 따먹고 두려워 숨었을 때 하느님이 하신 말씀이다.
스스로를 선과 악의 최종 기준이 되고자 하였을 때, 하느님이 인간에게 하신 말씀이다.
인간을 창조하실 때 흙의 먼지에 불어넣으신 하느님의 숨결이 사라지면,
먼지로 돌아갈 허무한 인생을 상기시키는 말씀으로 들린다.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복음)
하느님의 숨결을 느끼고 살아가기 위해 주님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 서라고 이르신다.
주님을 따르겠다고 실행하는 의로운 일인 자선과 기도와 단식도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는 마음으로 행하면 하느님의 숨결은 사라진다.
착한 일은 그 자체로 착할 뿐, 남의 평가로 가치가 달라지지 않는다.
하느님은 하느님이실 뿐, 사람들의 반응으로 그 현존이 변화되지 않는다.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인간이 하느님의 숨결을 살아갈 길은 타인의 평가가 아닌 하느님과의 내밀한 관계에 있다.
예수님은 이 비밀을, 하느님 아버지와의 내밀한 관계가 주는 힘을 체험하셨다.
아버지를 위해, 아버지 앞에서, 아버지 안에서의 삶이 얼마나 기쁜지 아신다,
그래서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할 때 사람들의 평가가 아닌 아버지 앞에서 하라고 이르신다.
세상이 인정하는 기쁨이 아닌 하느님이 주시는 기쁨으로 우리를 초대하신다.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오너라."(제1독서)
사순절이 무엇이고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일러 주시는 말씀이다.
하느님께 돌아가는 때,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때, 하느님 앞에 서는 때라는 말씀이다.
사랑으로 나를 지으신 분 앞이 아니라면 아무리 위대한 일도 먼지처럼 사라지지만,
하느님 앞에 서면 당신 숨결로 만드신 본래의 내 모습을 되찾게 된다.
사순절은 아버지만 보시는, 아버지만 아시는 존재의 기쁨으로 우리가 초대받은 시간이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은혜로운 때에 내가 너의 말을 듣고 구원의 날에 내가 너를 도와주었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제2독서)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