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회원가입  |   로그인  |   오시는 길
우리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이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오도록 노력한다.
(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말씀의 숲
영성의 향기 말씀의 향기 수도원 풍경 세상.교회의 풍경 기도자리
말씀의 향기

대림 제1주일 가해 – 너희는 준비하고 깨어 있어라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5-11-30 09:16   조회: 150회

본문

대림 제1주일 가해 – 너희는 준비하고 깨어 있어라


오늘은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 첫 주일이다. 오늘 들은 말씀은 대림의 의미가 무엇이며, 우리가 이 시기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일러준다. 우리는 사도신경에서 예수님이 “동정녀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셨다”고 고백한다. 이는 2천 년 전 나자렛에서 실제로 태어나신 역사적 사건, 곧 주님의 첫 번째 오심을 말한다. 이어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다시 오실 것”을 믿는다고 고백한다. 이는 세상 마지막에 이루어질 주님의 다시 오심에 대한 미래의 약속이다.


​그렇다면 과거에 이루어진 첫 오심과 미래에 이루어질 다시 오심 사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에 대림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현재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 놓인 시간이며, 신학적으로 “성령의 시기”라고 부른다. 성령께서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바로 오늘, 우리의 일상 속에서 예수님을 만나게 이끄신다. 지금 이 시간이야말로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알아보고 맞이하는 때이다. 이 만남 안에서 임마누엘, 곧 ‘우리와 함께 계시는 주님’의 시대가 실현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에서 어떻게 주님의 오심을 알아보고 맞이할 수 있을까? 복음에서 예수님은 “너희는 준비하고 깨어 있어라”라고 분명히 말씀하신다. 깨어 있어야 주님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깨어 있음이란 내가 누구인지, 지금 어디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의식하는 삶이다. 반대로 깨어 있지 못한 삶은 마치 잠에 빠진 것과 같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모른 채, 무언가를 하면서도 왜 하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이다. R. May는 이러한 현대인의 모습을 두고 “우리 모두는 주소는 가지고 있지만 거기에 살고 있지는 않다”라고 표현했다. 성당에서는 집 생각을 하고, 집에서는 직장 생각을 하고, 가족과 함께 있으면서 친구 생각을 하다가, 막상 친구를 만나면 다시 가족 생각을 하는 삶이다.


​깨어 있기 위한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지금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다. 탈무드에 등장하는 야경꾼과 랍비의 이야기가 이를 잘 보여준다. 밤늦게까지 연구에 몰두하던 랍비가 귀가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집을 지나쳐 엉뚱한 곳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를 본 야경꾼이 “선생님, 지금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묻자, 랍비는 그 질문에 번개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야경꾼에게 자신을 볼 때마다 “지금 어디로 가십니까?”라고 물어달라고 부탁했다. (M. Buber, 인간의 길) “지금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이 랍비를 깨우고 진리를 깨닫게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구인가? 우리는 죽을 존재, 땅으로 돌아가 사라질 존재였으나,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고 목숨을 내어주신 사랑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존재이다. 이 사랑을 받아들여 서로 사랑할 때,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살게 되고, 그 순간 하느님께서 우리 삶의 한복판으로 오신다. 지금 나는 그렇게 깨어 있는가? 복음은 우리에게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그렇지 않다면 즉시 제자리로 돌아오라고 초대한다. 깨어 있을 때 하루하루는 소중해지고,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품위를 지키며, 사랑으로 사는 인간의 참된 행복을 누린다.


​우리나라에서도 깨어있음을 사람다워지는 길로 보았다. 조선시대 홍길동전의 작가인 고산 허균은 “사람에겐 깨어 있는 본성이 있으니 깨어 있으면 어둡지 않으나 깨어 있지 못한 자는 물욕에 얽히고 가려진다. 그러나 거울에 먼지가 낀 것과 같아 털면 다시 맑아질 것이니 깨어서 존재하면 본성이 둥글게 드러나 크고 광명한 거울과 같아질 것이다. 밖으로는 망령됨과 사특함을 제거하고 안으로는 투명하고 광명함을 보존한다."라고 말했다.


​예수님은 복음에서 “두 사람이 들에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두 여자가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라고 덧붙이신다. 이는 같은 일상을 살더라도 어떤 마음으로 사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는 뜻이다. 한 사람은 아무 의식 없이 습관적으로 일하고, 다른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왜 이 일을 하는지를 알고 행한다. 깨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구원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는 가정과 사회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기도하든, 직장에서 일하든, 가정의 역할을 수행하든,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왜 하고 있는지 깨닫고 행할 때 그 행동은 주님을 만나는 은총의 순간이 된다. 반대로 습관과 무의식 속에서 행하면, 같은 일이라도 피곤하고 허무하게만 느껴진다. 주님의 다시 오심을 깨어 기다리라는 오늘의 말씀은 우리의 일상을 권태나 무기력으로 흘려보내지 말고, 은총과 격려가 담긴 선물로 받아들이라는 초대이다.


​둘째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대림절을 지내는 우리의 자세를 간절히 당부한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이 어떤 때인지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이미 되었습니다. 밤이 물러가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출처] 말씀에

해뜨는 마을 l 영보자애원 l 영보 정신요양원 l 천안노인종합복지관
교황청 l 바티칸 뉴스 lCBCK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l 한국 천주교 주소록 l 수원교구
우. 13827 경기 과천시 문원청계길 56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56 MunwonCheonggyegill Gwachon-si Gyeonggi-do TEL : 02-502-3166   FAX : 02-502-8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