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회원가입  |   로그인  |   오시는 길
우리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이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오도록 노력한다.
(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말씀의 숲
영성의 향기 말씀의 향기 수도원 풍경 세상.교회의 풍경 기도자리
말씀의 향기

연중 제27주일 다해 - 너희가 믿음이 있으면....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5-10-10 16:07   조회: 138회

본문

연중 제27주일 다해 - 너희가 믿음이 있으면....


오늘 복음은 믿음의 본질을 묵상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렇다면 믿음이란 무엇일까요? 세례를 받는 것일까요? 냉담하지 않고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것일까요? 아니면 교회 안에서 여러 활동을 하는 것일까요?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믿음이란 삶의 중심을 자기 자신에게서 하느님께로 옮기는 전환입니다.


사람마다 삶의 중심은 다릅니다. 세상이 자신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기중심적 삶,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가족 중심의 삶, 자기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삶, 혹은 종족이나 국가, 이념을 중심에 두는 삶도 있습니다.


​복음에서 제자들이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라고 청하자, 예수님께서는 종의 비유를 들려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곧, 자신이 삶의 주인이 아니라 종임을 고백하는 태도, 이것이 믿음의 핵심입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말씀하신 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루카 1, 38)라고 응답하신 성모님의 모습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자신을 종으로 살아가는 신앙의 모범을 발견합니다.


​그렇다면 왜 믿어야 할까요? 삶의 중심을 바꾸어 내가 아닌 하느님을 주인으로 모실 때, 무엇이 달라질까요?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믿음은 자신과 세상을 바꾸는 힘입니다. 자기중심으로 살면, 모든 것을 내 시각과 내 판단으로만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면 삶의 고뇌, 사회의 부조리, 인간관계의 갈등은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보입니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속상하고, 내 말을 듣지 않아 분노하고, 내 속을 몰라줘서 실망하고, 내가 필요 없는 존재처럼 느껴져 우울해집니다.


그러나 믿음 안에서 중심을 하느님께로 옮기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세상이 나를 몰라줘도 하느님이 아시기에 위로를 받고, 나를 힘들게 한 원수도 하느님이 불쌍히 여기시기에 나도 용서할 수 있으며, 내 한계 또한 하느님이 채워주심을 믿기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이 이토록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이 내 삶을 감사와 행복으로 바꾸어 줍니다.


​하느님의 눈으로 볼 때, 내 눈으로는 보지 못했던 신비가 드러납니다. 하느님의 마음으로 느낄 때, 내 마음으로는 느낄 수 없었던 위로와 용서, 감사가 찾아옵니다. 그래서 삶의 갈등은 극복할 수 없는 벽도, 체념해야 할 운명도 아님을 깨닫습니다. 오히려 사랑과 감사의 이유가 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을 살아가게 됩니다. 세상의 현실은 그대로 더라도, 그 현실을 바라보는 내가 바뀌었기에 세상 또한 달라져 보이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과 관련하여 기억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흑인 억만장자이자, 미국에서 가장 많은 기부를 하는 여성,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꼽히는 오프라 윈프리입니다. 그녀는 1954년생으로, 성과 인종의 장벽을 넘어 수많은 이들에게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출발은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미시시피주 가난한 흑인 가정, 그것도 사생아로 태어난 비참한 환경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성폭행과 학대, 가난과 마약, 방황과 미혼모라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녀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강간당하고, 학대당하고, 매질당하고, 거부당하는 가운데 살아남을 길은 오직 하나뿐이었어요. 임신, 생활보호 대상자인 어머니, 살이 쪄서 뚱뚱해지고, 인기가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길 길은 오직 하나뿐이었어요. 이 말이 진부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저는 오직 하느님에 대한 믿음 하나로 이 모든 고난을 헤쳐 나올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그녀의 과거를 들추며 “흑인이다, 사생아다, 가난했다, 뚱뚱했다, 미혼모였다.”라고 손가락질할 때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게 뭐 어쨌는데? 그러니까 오프라 윈프리 아냐?” 지금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 주시는 하느님 중심의 믿음이 있었기에, 현실의 벽도 사람들의 비난도 그녀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믿음이 산을 옮깁니다(마태 17, 20 참고). 우리도 병들고, 가난하고, 늙고, 능력이 부족한 현실 앞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게 뭐 어쨌는데? 내가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면 되었잖아?”


​우리는 세례로 믿음을 고백한 사람들입니다. 곧,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하느님이심을 고백한 이들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삶의 좌절 앞에서 체념하거나, 하느님께 원망을 드리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합니다. 내 삶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나는 정말 종으로서 할 일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주인이 되려 하고, 높아지고 지배하려 하다가 모든 것이 원망스럽고 좌절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은가?


​자기중심으로 되돌아가려는 인간의 본성을 넘어, 참된 신앙인으로 살 수 있도록 제자들과 함께 이렇게 기도합시다.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출처] 말씀에

해뜨는 마을 l 영보자애원 l 영보 정신요양원 l 천안노인종합복지관
교황청 l 바티칸 뉴스 lCBCK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l 한국 천주교 주소록 l 수원교구
우. 13827 경기 과천시 문원청계길 56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56 MunwonCheonggyegill Gwachon-si Gyeonggi-do TEL : 02-502-3166   FAX : 02-502-8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