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본문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가서 하늘 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하여라."
예수님 당시 유다인들은 "하느님(YHWH)"을 직접 발음하기를 삼가는 관습에 따라,
"하느님의 나라" 대신에 "하늘 나라"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따라서 하늘 나라는 지정학적 국가를 지칭하기보다는 하느님이 다스리시는 상황을 뜻한다.
"하늘 나라가 다가왔다"라는 선포는 이를 명하신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의 다스리심이 다가왔다는 말씀이다.
다가온 하늘 나라를 받아들임은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삶을 의미한다.
"앓는 사람은 고쳐 주고 죽은 사람은 살려 주어라.
나병 환자는 깨끗이 낫게 해 주고 마귀는 쫓아내어라."
예수님과 그 말씀을 받아들이면,
하느님이 삶의 주인이 되시는 하느님의 다스리심이 이루어지고,
하느님이 삶의 주인이 되시면 인간 한계인 악이 극복되고 사탄의 위협에서 해방된다.
그 결과 앓는 사람과 죽은 사람과 나병환자가 하느님께서 만드셨던 제 모습을 되찾는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나병에서 치유, 죽음에서 되살아남, 마귀에서 해방은 거저 받은 선물이다.
나병처럼 문드러지고 썩어가던 내 삶을 씻으신 사랑,
죽음 같은 절망에서 나를 일으켜 세우신 사랑,
마귀 들린 듯 정신없이 방황하던 나를 당신의 자녀로 해방시키신 사랑을 거저 나누라는 말씀으로 들린다.
그렇게 새로 나면 나의 상처가 타인의 치유의 뿌리가 되기에 우리는 "상처 입은 치유자"다.
거저 받은 "무상성(無償性)의 망각은 대개 신앙의 동기(動機) 상실로 이어진다"(C. M. Martini).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나를 치유하신 주님의 사랑이면 넉넉하니 여타의 준비물을 지닐 이유가 없다.
내가 받은 사명을 주신 분이 필요한 것을 마련해 주시니 여타의 것은 군더더기 짐일 뿐이다.
참으로 필요한 것은 당신이 나의 주님이라는 믿음이기에,
전대나 여벌 옷, 신발, 지팡이 등의 염려에서 해방되는 오롯한 신뢰를 촉구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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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성생활을 하면서 항상 대가를 지불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주님과 이야기할 때 조차도요.
마치 우리가 주님께 뇌물을 주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상원리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주님, 당신께서 저에게 이런 일을 해주신다면, 저도 당신을 위해 이 일을 하겠습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그런 일은 좋지 않습니다! 그런 길은 좋지 않습니다. ...
하느님과의 무상성의 관계는 그리스도교적 증언에 있어서나 그리스도인의 섬김에 있어서나,
혹은 하느님 백성의 목자들이 사목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나 타인과 관계를 맺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길을 떠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앞으로 나아갑니다. 선포하십시오.
‘섬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섬기십시오.
여러분이 거저 받은 것을 거저 주십시오.
하느님께서 조건 없이 주신 은총, 거저 주어진 은총, 그분께서 주시려는 은총,
바로 거기 있는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의 마음에 도달할 수 있도록,
우리의 성덕의 길은 마음을 활짝 여는 것입니다. 아멘."(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