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본문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성경에서 산은 거룩함의 상징이자 하느님께 가까이 가려는 열망을 표현한다.
제자들은 산에서 주님과 함께 있었다.
이 단순한 사실은 주님과 함께 있을 때 거룩한 변모를 뵙는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암시한다.
하느님께 다가가려는 열망으로 "마음을 드높이(sursum corda: 성찬기도 도입부)" 주님과 함께 할 때
하느님은 당신 모습을 일상에서, 일터에서, 이웃들 가운데서 드러내 보여주신다.
더 나아가 말씀을 들려주시며 우리를 당신 모습처럼 변화시키신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변모 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하느님의 드러나심(계시)이다.
이전에 모세에게는 천둥 속에서, 엘리아에게는 부드러운 바람 속에 감춰져 하느님이 드러나셨었다.
그 하느님께서 오늘 천둥이나 바람 속에서가 아니라 예수님을 통해 당신을 드러내신다.
"그때에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세와 엘리아는 어떤 분들이기에 변모하신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모세는 종살이하던 이집트에서부터 40년간 광야를 거치며 목마른 삶 한가운데서,
엘리아는 박해자들을 피해 도망쳐서 좌절한 채 숨었던 동굴에서 하느님을 직접 뵈었다.
두 사람 모두 큰 어려움 가운데서 하느님을 직접 만난 구약의 인물들이다.
예수님의 제자들 역시 스승의 수난 예고에 당황하고 혼란스러운 가운데 예수님의 변모를 체험한다.
우리 삶이 고달프고 숨고 싶고 절망스럽다면 그때가 하느님을 만날 때임을 암시하는 말씀으로 들린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드러내시며 동시에 무엇인가를 주신다.
모세에게는 삶의 길인 율법을, 엘리아에게는 정의와 공정을 드러낼 예언자의 사명을 주신다.
예수님의 변모를 통해 드러나신 하느님은 "그의 말을 들어라."라는 말씀을 주신다.
삶의 규범이었던 율법(모세)이나 예언서(엘리아)가 아닌 예수님의 말씀을 바탕으로 살아가라는 초대다.
예수님 안에 하느님이 계시기에 그 말씀을 들으면 우리도 하느님의 아들, 딸로 변모되리라는 선언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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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마음속에 당신의 빛을 비추어주셔서
그리스도의 얼굴에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을 깨달을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2코린 4,6)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1요한 3, 2)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