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6주간 금 - 좋은 땅에 뿌려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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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6주간 금 - 좋은 땅에 뿌려진 씨
"길에 뿌려진 씨, 돌밭에 뿌려진 씨,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 좋은 땅에 뿌려진 씨 ...
말씀을 듣고 깨닫지 못하는 사람, 말씀을 기쁘게 받지만 그 사람 안에 뿌리가 없는 사람,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으로 숨이 막힌 사람, 말씀을 듣고 깨닫고 열매를 맺는 사람"
씨가 떨어진 땅의 모습이 다양하게 그려지며 그에 따라 결실도 다양하다.
이 비유는 복음을 선포하시던 예수님과 그 사명을 이어서 수행한 제자들의 체험과 염려가 담긴 비유다.
즉 예수님이 선포한 복음을 외면하고, 복음의 모든 가능성을 거부하던 비관론자들,
예수님의 선포가 가져온 결과들을 보며, 소외받던 사람들과 어울리던 예수님에게 실망하고 낙담한 이들,
예수님의 사명을 실패로 여기는 이들 등 비관론이 팽배한 상황이 이 비유의 배경이었을 것이다.
당시에 농작물을 경작하던 밭은 지금처럼 잘 가꾸어진 곳이 아니었다.
씨를 뿌리던 농부는 씨앗의 일부가 길가나 돌밭, 가시덤불에 떨어지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씨를 뿌려야 하나? 이 상황에서 씨 뿌리는 일이 의미가 있을까?
물론 그렇다. 씨앗을 일부가 버려지는 일은 예상된 일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결실에 대한 확신을 갖고 씨앗을 뿌려야 한다.
씨 뿌리는 비유의 핵심은 그 결말에 있다.
비유에는 부정적인 견해와 행동들이 이어지지만, 그 결말은 좋은 곳에 뿌려진 씨앗이 가져올 긍정적 결과다.
이 비유를 통해 예수님은 자신이 지녔던 복음 선포에 대한 신념과 확신을 표현하고 있다.
복음 선포 안에 이미 하느님은 활동하고 계시며, 하느님 나라의 구원 능력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표면적으로는 실패한 듯 보일지라도 하느님은 이 세상의 주권자로 이미 가까이 와 계신다.
그분의 왕권은 비천함과 고통과 약함 안에서도 드러날 수 있다.
(참고: 제라르 로쎄, 비유에 깃든 하느님 얼굴)
[출처] 연중 제16주간 금 - 좋은 땅에 뿌려진 씨|작성자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