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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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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9주일 다해 -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5-08-09 10:51   조회: 29회

본문

연중 제19주일 다해 -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역사는 인간이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일러주는 이정표다. 역사를 모르면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로 가야 할지 알기 어렵다. 첫 독서는 주님께서는 저희를 당신께 부르시고 영광스럽게 해 주셨습니다.”라는 고백을 전하며, 하느님이 당신의 백성을 위해 역사 속에 개입하여 구원하셨음을 증언한다. 하느님은 지금도 우리 삶에 오시며, 역사의 종말에 다시 오셔서 구원을 완성하실 것을 믿는 것이 우리의 신앙이다. 그런데 과거에 오심은 성경 속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현재와 미래에는 어느 날 어떻게 오실까? 구원을 바라는 이들이면 외면할 수 없는 물음이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깨어 기다리라."고 당부하신다. 미래를 알 수 없는 것이 인간의 한계다. 만약 앞날을 알 수 있다면 재난을 피할 수 있고, 죽는 날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신앙생활도 적당히 살다가 죽기 직전 회심하려는 유혹에 빠질지 모른다. 그러나 미래를 아는 능력은 인간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이는 감사할 은총이다. 알 수 없는 미래는 요행이나 태만에 빠지지 않고, 지금 여기서 희망을 갖고 깨어 기다리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깨어 기다리며 살 때 종말은 미래의 두려운 심판이 아니라 현재의 축복이 된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이렇게 이르신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이는 영생을 얻고 심판을 받지 않는다. 그는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갔다. 죽은 이들이 하느님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그렇게 들은 이들이 살아날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요한 5, 24-25)

 

복음에서 예수님은 세 번씩이나 깨어있는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선언하신다. 깨어 기다릴 이유는 그때 우리가 행복하기 때문이다. 기다릴 것이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 할 일 없어 편할 듯하지만, 무의미와 무기력에 빠져 공허해진다. 기다리는 사람은 힘이 들어도 목표가 있기에 방황하지 않고, 현실이 어둡고 절망적이라 할지라도 희망을 갖고 기쁘게 살아간다. 깨어 기다리는 사람은 희망이 있기에 지금 여기서 이미 행복하고, 미래에 하느님 나라까지 주어지기에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이다.

 

어떻게 늘 깨어있을 수 있을까? 둘째 독서인 히브리서는 그 비결이 믿음에 있음을 전한다: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 믿지 않을 때 사람들은 미래를 알지 못해 불안해한다. 그러나 진실한 믿음을 가진 사람은 하느님의 자비와 섭리를 확신하기에 미래를 불안이 아니라 희망으로 기다린다.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이 희망의 순례자. 믿음은 이처럼 우리를 깨어있게 하고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행복한 사람으로 만든다.

 

어느 날 인도에서 마더 테레사는 홀로 살고 있는 가난한 할머니를 찾았다. 할머니는 그저 숨이 붙어 있을 뿐 죽어 있는 사람 같았다. 방은 지저분하고, 몸은 야위어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마더 테레사는 그 할머니에게 따듯한 음식을 만들어 주고, 집안을 청소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먼지가 잔뜩 쌓였지만 참 예쁜 등잔 하나를 발견했다.

 

"할머니, 이렇게 예쁜 등잔에 왜 불을 켜지 않으세요?“

"등잔 불 켜야 할 일이 없어요. 아무도 저를 찾아오지 않거든요."

"만일 누군가 할머니를 매일 찾아오면 불을 켜시겠어요?"

"그럼요."

 

마더 테레사는 수녀들에게 그 할머니를 매일 찾아가라고 부탁을 하였다. 수녀들이 꾸준히 찾아가자 할머니는 놀라울 만큼 기력을 회복하고, 기쁘고 깨끗하게 살아갔다. 2 년 후 할머니가 마더 테레사를 만나 말하였다. "테레사 수녀님, 그날 이후 제 등잔 불은 하루도 꺼진 적이 없습니다. 매일 불을 켭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마더 테레사는 이 이야기를 전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제가 한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작은 일이 할머니로 하여금 등잔에 다시 불을 밝히게 했습니다. 사랑은 대단히 큰 일이 아닙니다. 작은 미소, 작은 친절, 작은 관심이 곧 사랑입니다. 우리가 베푸는 그 작은 사랑이 또 다른 외로운 이들에게 그들의 등잔에 불을 밝힐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외로워합니다. 또 하나의 등잔에 불을 밝힐 수 있도록 작은 미소를, 작은 관심을, 작은 칭찬을 베푸십시오.”

 

오늘날 세상은 어둡다. 가정에서조차 대화가 어려워지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편 가르기와 극단적 대립이 심해지고 있다. 이럴수록 깨어 기다리는 신앙이 절실하다. 믿음에서 비롯한 작은 미소와 따뜻한 격려 한마디가 희망의 등불이 되어 세상을 살 만한 곳으로 만들고, 하느님 나라를 향한 깨어 있는 기다림을 가능하게 한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깝다. 살기가 힘들수록 더욱 믿음을 지키고, 서로에게 희망의 등불을 켜 주자. 그 등불이 나와 이웃을 비출 때, 지금의 삶이 행복해지고, 주님께서 마치 도둑처럼 오시더라도 우리는 주님을 반갑게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때 주님께서는 직접 우리의 시중을 들어주시겠다고 이렇게 약속하신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출처] 말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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