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4주간 목 -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본문
연중 제14주간 목 -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가서 하늘 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하여라."
"하느님"을 직접 발음하지 않는 유다인들의 전통을 존중하여
마태오는 "하느님의 나라" 대신에 "하늘 나라"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여기서 "나라"는 정치적 결사체나 지정학적 국가를 지칭하기보다는 "다스림"을 뜻한다.
"하늘 나라가 다가왔다"라는 선포는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의 다스리심이 다가왔다는 말씀이다.
하느님의 다스리심은 하느님이 아들 예수를 통해 다스리는 것이니,
하늘 나라는 곧 예수님이고, 하늘 나라를 받아들임은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삶을 의미한다.
"앓는 사람은 고쳐 주고 죽은 사람은 살려 주어라.
나병 환자는 깨끗이 낫게 해 주고 마귀는 쫓아내어라."
예수님과 그 말씀을 받아들이면 하느님이 삶의 주인이 되시는 하느님의 다스리심이 이루어지고
하느님이 삶의 주인이 되시면 인간 한계인 악이 극복되고 사탄의 위협에서 해방된다.
그 결과 앓는 사람과 죽은 사람과 나병환자가 하느님께서 만드셨던 제 모습을 되찾는다.
하느님이 주인이 되어 다스리는 그곳에 마귀는 발붙이지 못한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말씀의 맥락에서 우리가 거저 주어야 할 것은 먼저 우리가 거저 받은 것이다.
내가 거저 받은 것이 무엇일까?
나병처럼 문드러지고 썩어가던 내 삶을 씻으신 사랑,
죽음 같은 절망에서 나를 일으켜 세우신 사랑,
마귀 들린 듯 정신없이 방황하던 나를 당신의 자녀로 해방시키신 사랑이 거저 받은 것 아닐까?
그것을 나누면 나의 상처가 타인의 치유의 뿌리가 되기에 우리는 "상처 입은 치유자"(H. 나웬).
나누지 못하는 이유는 거저 받았음의 망각, 무상성의 망각에 기인한다.
"무상성(無償性)의 망각은 대개 신앙의 동기(動機) 상실로 이어진다."(C. M. Martini)
[출처] 말씀에